은행은 돈이 모이는 곳을 찾아가는 법. 시중 은행들은 어느 곳에 '돈맥(脈)'이 흐르는지 탐색해 그 곳에 촉수를 내린다. 돈을 필요로 하는 고객, 돈을 투자하고자 하는 고객을 모시기 위해 점포를 내는 것이다.
은행들은 외형 확대 경쟁을 자제하고 내실을 다지는 경영을 하겠다고 얘기하지만 국민 우리 신한 하나 등 주요 4개 시중은행의 지점과 출장소는 올해 8월말 현재 지난해 말보다 92개 늘었다. 각 은행들의 신설 및 폐쇄 점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은행대전(大戰)의 최대 격전지는 수도권, 그 중에서도 대단위 아파트 단지 입주가 예정된 곳이었다.
새 아파트지구 내 신설 경쟁
4개 은행간 점포 신설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은 경기 화성시 동탄지구였다. 6,000여가구의 입주가 예정됐던 이 지역에 신한은행은 동탄솔빛나루지점과 동탄다은마을, 동탄한빛마을 출장소 2개 등 총 3개의 점포를 새로 만들었다.
우리은행도 동탄솔빛나루지점 1개, 동탄월드메르디앙 출장소 1개 등 2개 점포를 신설했고 국민은행 역시 동탄다은지점을 7월에 만들었다. 이미 2개의 지점을 갖고 있는 하나은행은 새 점포를 만들지 않았다.
8월초 8,000여가구가 새로 입주한 인천 구월동 역시 점포신설경쟁이 치열한 지역이었다. 신한은행은 구월힐스캐슬 지점을 낸 것을 비롯해 인천시청, 인천소호금융센터 등 이 일대에만 3개 지점을 신설했다.
이미 2개의 점포를 갖고 있던 우리은행은 구월중앙지점 1개를 새로 냈고, 1개 지점을 갖고 있던 하나은행 역시 구월로 지점 1개를 추가했다. 이로써 구월동에는 국민은행의 기존 지점 2개를 포함해 이들 4개 은행에서만 총 10개 점포가 경쟁을 벌이는 '군웅할거'지역이 됐다.
은행별 공략 지역
하지만 은행별로 집중공략 포인트는 달랐다. 국민은행은 경기 지역에 4개 은행 중 가장 많은 11개의 점포를 새로 만들었다. 고양시, 남양주시 각 2개, 화성시, 성남시, 의정부시, 오산시 1개 등 새 점포를 곳곳에 세웠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 새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이미 점포가 있는 지역보다는 새 지역에 신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인천 공략이 눈길을 끈다. 13개 지점을 새로 만들고 2개를 없앴다. 올 초 인천 시금고 운영권을 따낸 덕에 시청, 구청 등 관공서에 9개의 점포를 신설했다.
하나은행은 서울 서초구, 강남구, 송파구 등 강남권에 점포 9개를 집중적으로 세웠다. 도곡렉슬, 청담애비뉴, 잠실레이크펠리스, 대치힐 지점 등을 만들어, 부유층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했다. 우리은행은 강남권을 제외한 서울에서 4개 은행 중 가장 많은 11개의 점포를 만들었다. 망원역, 천호뉴타운, 우장산역, 가양역 지점 등이었다.
최영윤 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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