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아닌 공연이라서 마음이 편안해요. 멋진 피겨스케이팅을 보여드릴게요.”
2007 세계선수권대회 1위 안도 미키(20ㆍ일본)와 3위 김연아(17ㆍ군포수리고). 이들 사이에 긴장감이라곤 눈곱만큼도 찾을 수 없었다. 마치 언니와 동생이 사이 좋게 한국에 나들이 온 것처럼. 3년 뒤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놓고 싸울지언정 이날만큼은 화기애애했다.
12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현대카드 본사 10층. 현대카드 슈퍼매치(14~16일)에 출전할 김연아는 안도, 스테판 람비엘(22ㆍ스위스)과 함께 기자회견에 나와 “지난 몇 달간 갈고 닦은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겠다”며 활짝 웃었다.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리는 슈퍼매치는 점수를 매기지 않고 자유롭게 연기를 펼치는 공연으로 피겨스케이팅의 진수를 보여줄 전망이다.
새로운 변신을 기대하라
군살이 쏙 빠져 소녀보다 숙녀에 가까워진 김연아는 “정열적인 연기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1부에서는 경쾌하고 발랄한 음악 , 2부에서는 에 맞춰 연기한다. 1부에서는 발랄한 음악에 맞게 분홍색 배꼽티를 입고, 2부에서는 서정적인 멜로디와 고혹적인 연기를 감안한 옷을 준비했다. 김연아의 어머니 박미희씨는 “연아가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한데다 허리 통증이 완전히 사라졌다. 깜짝 놀랄 만한 연기를 보여줄 수 있다”고 귀띔했다.
지난해는 조연, 올해는 주연
김연아는 지난해 슈퍼매치에서는 엉덩방아를 찧던 조연에 불과했다. 팬들의 관심도 당연히 러시아의 ‘피겨요정’ 이리나 슬러츠카야에게 쏠렸다. 하지만 올해는 조연이 아닌 주연이다. 세계선수권대회(3월)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김연아. 불과 1년 만에 세계 정상급으로 발돋움한 그는 은반의 별들을 이끌고 한국팬 앞에 선다. 세계선수권 우승자 안도 미키(20ㆍ일본) 등은 김연아를 위한 조연에 불과할 정도다.
플루첸코 vs 야구딘
올해도 역시 예브게니 플루첸코(25)와 알렉세이 야구딘(27ㆍ이상 러시아)의 환상적인 연기를 볼 수 있다. 플루첸코는 2006토리노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현역 최고의 선수. 세계선수권을 네 번이나 제패한 야구딘은 2002솔트레이크시티동계올림픽에서 플루첸코를 제치고 우승했다. 플루첸코와 야구딘은 화려하고 박진감 넘치는 연기로 지난해도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이밖에 김연아를 지도하는 브라이언 오셔(46ㆍ캐나다)와 세계선수권 페어 우승 커플 자오홍보-셴수에(중국), 아이스댄싱 우승 커플 맥심 스타비스키-알베나 덴코바(불가리아) 등도 출전한다.
이상준기자 mailto: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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