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며 회복중인 우리 경제에 짙은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11일 두바이유는 배럴당 72.21달러로 13개월만에 사상 최고치를 넘어섰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선물가격도 6일 이후 76.3달러, 76.7달러, 77.49달러를 거쳐 이날 78.23달러를 기록했다.
서울 도심의 주유소에서는 휘발유가 리터당 1,700원이 넘는 가격으로 판매돼 운전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이날 하루 50만배럴 증산을 결정했지만 8월 하순 이후의 상승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유가가 훨훨 나는 것은 공급부족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2000~2006년 전 세계 석유 소비는 하루 800만배럴 증가했다. 늘어난 소비의 32%는 중국이, 22%는 OPEC 산유국들이 사용했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파동으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가 후퇴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고도성장을 거듭하는 중국, 고유가로 산업투자가 늘고 있는 OPEC 국가들이 석유를 대량 소비하면서 공급이 빠듯해지고 있다.
미국의 재고량이 줄어드는 것도 고유가를 부추기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구자원 해외조사팀장은 “지난해 OPEC이 두 차례 감산한데다 하절기 미국의 가솔린 성수기와 맞물려 유가재고가 크게 줄면서 시장에 불안감이 증폭됐다”고 분석했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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