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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민주신당 경선주자 5인 인터뷰] <3> 이해찬 전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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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민주신당 경선주자 5인 인터뷰] <3> 이해찬 전 총리

입력
2007.09.1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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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경선 결과에 경선 과정에 만족하나.

"생각보다 잘된 것 같다. '손학규 대세론'이 꺾였다. 전체적으로 손 전 경기지사가 25%,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25% 조금 안 된다. 친노(親盧) 후보들 다 결집시키면 45% 조금 넘는다. 현재로서는 양호한 구도다."

-역시 문제는 단일화인데 순회경선 전에 성사시킬 복안이 있나.

"일단 단일화하자는 데는 합의했다. 물론 방법과 시기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대체로 15일 전에 하자는 것으로 모아지는 것 같다. 하지만 그 이후라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도 그런가.

"유 전 장관의 생각대로 15일 이후가 되면 사표 문제가 생기는 것은 맞다."

-친노 후보로 불리우는데.

"그건 언론 용어다. 잘못된 규정이다. 광주에 가면 아직도 나를 전라도 출신으로 많이들 알고 있다. 실제로 우리가 표적집단면접법(FGIㆍ핵심 대상자와의 집중 면접 조사)를 해 보면 노무현 정부에서 총리를 했지만 '친DJ' 이미지가 훨씬 강하다."

-어쨌든 노 대통령과의 관계 때문에 친노 후보로 분류되는데 참여정부의 인기가 낮은 상황에서 후보로 활동하는 데 애로는 없나.

"그런 건 많이 없어지는 것 같다. 광주에 가보니까 우리 쪽으로 가닥이 잡혔더라. 손 전 지사 쪽으로 흔들렸던 우리 지지자들이 그 쪽으로부터 많이 이탈하고 있다."

-광주ㆍ전남을 장악하면 대세를 타는 것 아닌가.

"그러니까 승기를 잡았다 싶은 것이다."

-노심(盧心)이 이 전 총리에게 있는 건 확실한가.

"'노심'이니 '김심'(金心)이니 하는 시각으로 보는 건 옳지 않다. 물론 정책 계승의 적임자라고 보는 건 사실인 것 같다. 그러나 그 때문에 그 분들이 불공정하게 개입하진 않을 거다."

-DJ는 어떤 것 같나.

"마찬가지다. 5명의 후보 중에서 일을 같이 해본 사람이 나뿐이지 않나. 5월 방미 후 뵈었을 때 '당신이 책임지고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켜야 한다'며 대통령에게 강력하게 얘기하라고 하셨다. 그래서 6월 제주 평화포럼 때 건의해서 정상회담이 성사된 것이다."

-DJ로서는 결국 될 사람을 지지할 텐데 현재 지지도가 너무 낮지 않나.

"그러니까 단일화가 중요하다. 바로 역전이 된다. 내가 잘 가다가 유 전 장관이 나오니까 지지층이 분산된 거다. 단일화하면 손 전 지사와 15% 포인트 차로 앞서게 된다."

-본선의 경우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상수로 놓고 보면 6 대 2 정도로 나오는데.

"어제(8일) 단순 여론조사가 아니고 FGI 결과를 받아봤는데 38 대 32로 나오더라. 10월 중순 우리 측 경선이 끝난 뒤의 선거구도라고 보면 40 대 30 정도로 시작할 것 같다. 그런데 이 구도는 2002년보다 훨씬 낫다. 당시엔 50(이회창) 대 25(정몽준) 대 15(노 전 대통령)였는데 후보 단일화를 통해 바꾼 것이다."

-지금의 여론을 보면 한나라당의 정권 교체 주장에 더 힘이 실리는 것 같다.

"아니다. 정권 교체와 정권 재창출의 견해가 38 대 32로 나온다는 것이다."

-정권 교체 주장은 선명하게 다가오지만 정권 재창출 주장은 설명이 필요한 것 같은데.

"선거에선 야당의 구호가 훨씬 어필하는 것 아니냐.(웃음) 하지만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평화협정까지 얘기할 정도로 남북 관계와 동북아 평화 무드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은데도 한나라당은 여전히 수구냉전 논리에 머물러 있다. 이는 한나라당이 바꿔 보자는 절실함은 있을지라도 시대의 변화에 못 따라간다는 얘기다."

-대선의 중요 축인 경제를 이 후보가 선점하고 있는데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이 후보의 경제는 주로 토목과 건설이다. 뉴타운이나 한반도대운하 같은 것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는 금융 정보화 문화 서비스 남북경협 등으로 가고 있어 이 후보의 경제와는 차이가 크다. 그동안 우리 쪽은 현실을 반영하는 주장을 해 왔지만 거의 보도가 안됐다. 이제 본격 토론이 시작되면 확연히 차이가 날 것이다."

-이 후보 등에 대한 청와대의 고소가 논란이다. 손 전 지사와 정 전 의장 등은 노 대통령이 한발 물러서 있어야 한다고 하는데.

"노 대통령이 선거에 개입한 건 아니다. 이 후보가 근거 없이 청와대를 비방하니까 이런 사태가 온 것 아니냐. 이 후보도 문제지만 대통령과 맞서서 반사 이익을 얻으려는 우리 측 후보들의 태도도 적절치 않다."

-본경선에 여론조사를 10% 반영하기로 결정했는데.

"100% 개방형 국민경선인 만큼 원칙적으로 여론조사를 도입하는 건 말이 안 된다. 하지만 당이 공식적으로 결정했으니 깨끗한 선거를 위해 승복하겠다."

-정부의 취재선진화 방안과 관련해 논란이 크다. 대통령이 되면 그대로 시행할 건가.

"구체적인 내용을 잘 모른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객관적 보도는 잘할 수 있게 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부 부처 홈페이지를 통한 정보 공개 활성화나 정책실명제가 그 일환 아니겠나."

-북핵 문제, 남북정상회담 등과 관련해 막후에서 많은 역할을 했는데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될 걸로 보나.

"최근 부시 대통령이 '불능화가 확실히 검증 가능하게 되면 북쪽과 평화협정을 맺겠다'면서 노 대통령에게 정상회담에 가서 그 뜻을 전해달라고 했다.

내 생각엔 정상회담에서 평화협정 체결에 합의할 가능성이 높고, 그렇게 되면 10월 이후로 한반도 평화 무드는 급물살을 타게 될 것이다. 평화협정 북미수교 북일수교 등의 절차에 들어갈 것이고, 미국 측 일정으로 보면 금년 내에 테러지원국 문제까지 정리될 가능성도 있다."

-핵 불능화 문제와 이미 생산된 핵무기에 대한 접근법은 다르지 않나.

"핵 불능화와 관련해선 영변 핵시설 가동 문제, 이미 추출한 플루토늄 처리 문제, 원심분리기 처리 문제 등 3가지가 있는데 원심분리기 부분에 대해 합의됐다는 게 중요하다. 핵무기는 2ㆍ13 합의 사항이 아니기에 다음 단계에서 논의해야 한다."

-요즘도 골프 치나.

"바빠서 칠 시간이 없다."

-3ㆍ1절 골프 파문으로 낙마했을 때 심경은 어떠했나.

"원래 지방선거 끝나고 물러날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 일로 한나라당에서도 말이 많아서 물러난 것이다. 그런 것 없이 물러났으면 좋았겠지만…."

-'이해찬 세대'에 대한 논란이 많다.

"최근 한 TV토론 때 '이해찬 세대' 한 명이 질문을 하던데 아주 똑똑하더라. 이해찬 세대의 결실인 것 같았다. 찍기나 수능만 잘하는 게 아니라 사고력 표현력 창의력을 길러주자는 것이 내가 주장한 정책이다."

-너무 이상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나.

"내가 교육부 장관 한 지 10년이 돼 간다. 이제 다양화에 대해서는 다들 인정하고, 비중에 대해서만 얘기한다. 그만큼 발전해 온 것이다."

-살아오면서 가장 힘들고 어려웠던 때는 언제였나.

"5공화국 시절 2년 반 동안 수감생활을 하고 나와서 재야운동을 할 때다. 박정희 유신정권 때보다 훨씬 힘들었다. 살기가 느껴지는 시절이었다. 유신 때는 감옥에 갈 각오를 하면 됐지만 전두환 정권 때는 실제로 많은 이들이 죽임을 당했다."

-꼼꼼하고 예민해 보여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것 같은데.

"낙천적 성격이라 그런 경우는 별로 없다. 작은 일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편이다. 그래도 좌절을 겪었던 때가 있긴 있었다. 1980년 5ㆍ18 민주화운동 당시였다.

감옥에서 '왜 이 나라가 이렇게 운이 없고 희망이 없나' 싶었다. 그러면서 '절망하면 변절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결국은 전두환 정권과의 싸움이 아니고 나와의 싸움이라고 느꼈다. 그러고 나니까 나가서 전 전 대통령을 꼭 잡아 넣어야겠다는 전투 의지가 생겼다."

정리= 양정대기자 torch@hk.co.kr인터뷰=유성식 정치부장 ssyoo@hk.co.kr

■ "DJ 요청으로 노무현 대통령 적극 설득"

이해찬 전 총리는 인터뷰 내내 정책통 기획통 전략가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특히 북핵 문제와 남북 관계 전망 등에 대한 질의가 나오면 A부터 Z까지 막힘이 없었다. 마치 '저작권은 이해찬에게 있다'고 웅변하는 듯했다.

이 전 총리는 남북정상회담 개최의 일등 공신임을 재차 강조했다. 6월 제주 평화포럼 당시 정상회담 개최에 소극적이었던 노무현 대통령을 적극 설득했다는 것이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신이 책임지고 정상회담을 성사시켜야 된다. 노 대통령에게 강력하게 얘기하라'고 했다"는 말도 했다. 사실상 노심(盧心)과 김심(金心)이 모두 자신에게 있음을 은연중에 강조한 것이다.

정상회담의 전망, 북핵 문제의 실질 쟁점과 해결 과정을 설명할 때는 여느 전문가 못지않은 풍부한 식견을 보여줬다. 각각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 10여분간 계속될 정도였다.

그는 북측과의 평화협정 체결 용의를 밝힌 부시 미국 대통령의 언급을 상세히 분석한 뒤 "정상회담 뒤 평화협정 체결 논의가 본격화할 것"이라며 "북미ㆍ북일수교 절차는 물론 올해 내에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까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단언했다.

이 전 총리는 특히 핵 불능화와 관련한 쟁점을 설명하면서 "원심분리기 처리 문제가 핵심"이라고 지적, 전문성을 과시했다. 원심분리기는 미측이 애초 북핵 문제를 제기했던 우라늄 핵개발 프로그램(UEP와 연관돼 있다는 점에서다.

그는 "평화협정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언급은 원심분리기 문제에 관해 북미 간 합의가 이뤄졌음을 의미한다"고도 했다. 북핵 문제 해결을 낙관하는 데는 그만한 근거가 있다는 것이다.

양정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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