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평선] 다롄의 '뉴 챔피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평선] 다롄의 '뉴 챔피언'

입력
2007.09.12 00:06
0 0

중국 랴오닝성 랴오둥 반도 남단의 항구도시 다롄(大連)은 '낭만지도(浪漫之都)'로 불린다. 중국에서 가장 쾌적하고 개방적인 지역으로 떠올라 지식인들이 가장 일하고 싶은 곳으로 꼽은 이 도시의 공식 브랜드가 '낭만'이어서다.

러시아 일본 풍 등의 고풍스런 건물과 형형색색의 인종들이 활보하는 모습은 천혜의 부동항이자 전략적 요충지로서 이 도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말해준다. 19세기 말 제국주의 열강의 각축장이었던 이곳은 지금 세계의 첨단지식산업을 빨아들이며 상하이에 이어 또 다른 천지개벽을 준비 중이다.

▦ 다롄은 올 3월 STX가 벌크선 등을 건조하는 한국 최초의 해외 조선소를 만드는 기공식이 열려 우리와도 친숙한 곳이다. 또 같은 때 인텔은 25억달러를 들여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인텔의 해외 투자나 중국이 유치한 단일 프로젝트로는 최대라고 한다. 다롄의 진가는 올해 특히 빛났다. 1971년부터 매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겨울포럼을 열어온 세계경제포럼(WEF)이 올해 여름포럼을 창설하면서 다롄을 첫 개최지로 선정한 것이다. 전통과 미래가 공존하는 이곳의 경쟁력과 성장성이 세계의 공인을 받은 셈이다.

▦ 90여개 국 1,700여명의 명망가들이 참석해 6~8일에 열린 WEF 여름포럼의 공식 명칭은 '새 챔피언들의 모임(Meeting of New Champions)'. 성공한 글로벌 리더들의 경험과 비전을 나누는 겨울포럼과는 다른 주체와 의제를 생산하겠다는 뜻이 읽힌다.

'새 챔피언'은 좁게는 세계시장의 경쟁판도를 변화시키는 신흥국가의 정ㆍ재ㆍ학ㆍ언론계 등의 차세대 리더들을 일컫지만, 넓게는 혁신과 창의를 앞세워 고속성장을 거듭하는 기업과 도시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사람과 도시와 기업을 만드는 리더십은 같은 DNA를 가졌다는 얘기다.

▦ 글로벌 리더들은 특히 '글로벌 성장기업(Global Growth Companies)'의 역할에 주목했다. 연 매출 1억~50억달러와 평균 성장률 15%, 새로운 산업영역과 독특한 비즈니스 리더십을 조건으로 하는 GGC가 지구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라는 것이다.

다롄처럼 새로운 소프트웨어 파워로 무장해 급속 성장하는 도시의 기능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민첩성, 목표의식, 도전정신이 몸에 밴 새 챔피온들은 내년 여름엔 중국 톈진(天津)에서 다시 만난다. 정권이 바뀐 그 때, 우리는 얼마나 많은 새 챔피언들을 세계에 내놓을 수 있을까.

이유식 논설위원 ys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