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기에 더욱 값진 금메달이었다.
김대은(23ㆍ전남도청)이 2007 세계기계체조선수권대회 평행봉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99년 톈진 대회 평행봉에서 현 대표팀 사령탑 이주형 감독이 금메달을 딴 지 꼭 8년 만이다. 세계대회 금메달은 도마의 유옥렬(91,92년), 이주형에 이어 4번째다.
김대은은 9일 밤(한국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대회 개인 종목별 평행봉 결승에서 16.250점을 획득, 슬로바키아의 미트야 페트코프섹과 함께 공동 금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체조는 한동안 사라졌던 금맥을 8년 만에 같은 종목에서 이으며 내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사상 첫 금메달 획득에 청신호를 켰다.
김대은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개인종합에서 깜짝 은메달을 따냈지만 당시 언론의 관심이 온통 오심 파문으로 금메달을 놓친 팀 동료 양태영(포스코건설)에게 온통 쏠리는 바람에 크게 주목 받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초엔 어깨 힘줄이 끊어지는 부상을 당하는 등 심각한 올림픽 후유증을 겪으며 그의 존재는 서서히 잊혀져 갔다.
그러나 김대은은 지난해 연말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부상으로 출전을 포기한 양태영 대신 평행봉 종목에 나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재기의 전기를 마련했고, 마침내 올해 세계선수권 평행봉 금메달까지 따내 명실상부한 간판으로 우뚝 섰다. 김대은은 개인종합에서도 역대 한국 체조 대회 최고 성적인 5위를 기록했다.
예선에서 16.025점을 받아 7위로 8명이 겨루는 결선에 간신히 오른 김대은은 이날 6번째로 나서 봉 사이를 유연하게 넘나드는 매끄러운 연기로 양웨이(중국)의 2연패 및 3관왕을 저지했다. 양웨이가 연기 시작과 동시에 균형을 잃어 감점을 받은 것도 김대은에겐 행운으로 작용했다.
김대은은 대한체조협회 포상 규정에 따라 격려금 1,000만원을 받게 된다. 한편 지난해 덴마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도미타 히로유키(일본)와 이 부문 공동 은메달을 딴 유원철(포스코건설)은 2위로 예선을 통과해 메달 가능성을 높였으나 15.975점으로 4위에 머물렀다.
오미현 기자 mhoh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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