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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올라의 겸손한 우아함 "가을에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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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올라의 겸손한 우아함 "가을에 딱"

입력
2007.09.11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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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린과 첼로 사이의 음역을 내는 비올라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바이올린을 도둑맞지 않으려면 비올라 케이스에 넣어두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푸대접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비올라의 은근한 음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가을에 더없이 어울리는 깊이를 지닌 비올라의 매력에 흠뻑 취할 수 있는 무대가 이틀 연속 열린다. 국내 정상의 비올라 연주자 김상진(35ㆍ연세대 교수)과 최은식(40ㆍ서울대 교수)의 독주회다.

19일 호암아트홀에서 독주회를 하는 김상진은 브람스의 마지막 실내악곡인 <비올라 소나타 op.120> 의 1, 2번을 비롯해 <헝가리 무곡> 5번, <자장가> 까지 프로그램을 모두 브람스로 꾸몄다. 비올리스트 아버지(김용윤 이화여대 교수)가 연주하는 브람스를 늘 듣고 자란 김상진은 “브람스와 함께 성장한 느낌”이라고 했다.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 역시 브람스다. “바이올린이 화려하고 선정적이라면, 비올라는 풍부하고 우아해요.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한 번 감싸 안아 여과시키죠. 100% 만족하지 않으면 작품을 발표하지 않을 만큼 신중했던 작곡가 브람스와 많이 닮았습니다.”

공연과 같은 레퍼토리를 담은 세 번째 음반(스톰프뮤직)도 함께 나온다. 비올라 알리기를 목적으로 했던 종전의 음반과 달리 그의 음악성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는 음반이다. 공연과 음반의 반주는 모두 아내인 피아니스트 이상희가 맡았다. 독주회에 앞서 14일 부천 필의 공연에서는 젊은 작곡가 김솔봉이 김상진을 위해 작곡한 비올라 협주곡을 초연한다. (02) 2658-3546

20일 금호아트홀에서 열리는 최은식의 독주회에서는 쇼스타코비치가 죽음을 한 달 앞두고 작곡한 마지막 걸작 <비올라 소나타 op.147> 을 들을 수 있다. “항상 도전하고 싶었던 곡이었지만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것 같아 계속 미뤄왔습니다.” 최은식은 1월 부산시향과 슈니트케의 <비올라 협주곡> 을 협연하고, 벨로루시에서 연주회를 가진 뒤 쇼스타코비치에 다가갈 힘과 영감을 얻었다. 쇼스타코비치를 중심으로 브람스의 단악장 소나타와 비외탕의 소나타를 앞뒤에 놓았다. 피아노는 윤철희.

최은식은 비올라를 “바이올린처럼 반짝이거나 첼로처럼 힘이 넘치진 않지만 슬픔과 낭만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고, 겸손하면서 독특한 색채가 있는 악기”라고 표현했다. “첼로가 와인을 담는 병이고 바이올린이 와인을 나타내는 라벨이라면, 비올라는 부드럽고 풍부한 향의 와인 그 자체가 아닐까요.”

서울윤이상앙상블의 멤버로 윤이상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최은식은 ‘하나를 위한 음악재단’주최로 29일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자선 실내악 음악회도 이끈다. (02) 6303-1919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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