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을 여객부문 세계 10위권의 명품 항공사로 키우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조 회장은 6일 인천에서 출발, 제주를 왕복하는 차세대 항공기 A380의 시범 비행에 참석해 기내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경제성, 환경적 측면 외에 고객서비스 극대화 측면에서 최신 기종인 A380을 도입하게 됐다"며 "지속적으로 새 기종을 들여와 2015년까지 여객 부문에서 세계 10위권에 들어가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조 회장은 "A380은 최대 800석까지 채울 수 있는 대형 기종이지만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좌석을 여유 있게 배치 운영할 계획"이라며 "장거리 노선용 기종인 만큼 미국과 유럽 노선 가운데 하루 운항 횟수가 2, 3회로 많은 미국 뉴욕과 LA에 우선 투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또 향후 여객기를 추가 확보해 남아프리카와 브라질, 중국 시안 등에도 신규 취항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싶다는 뜻도 내비쳤다.
저가 항공사 설립과 관련, 조 회장은 "대한항공이 구상중인 저가 항공은 국제 노선이며, 현재 10여개 해외 저가 항공사가 국내에 취항한 상황이라 시장 방어 차원에서 추진중인 안"이라며 "항공 운항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국내외 저가 항공사들과의 경쟁에서도 자신이 있을 뿐 아니라, 양질의 저가 항공사로서 모범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또 에쓰오일 지분 추가 인수와 관련해 "항공운수업이란 단일 목표 내에서만 추가 사업을 고려할 뿐 구체적으로 검토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대한통운 인수설에 대해서도 "밝힐 수 없다"고 짧게 일축했다.
최근 항공운임 담합과 관련한 미국 경쟁당국의 벌금에 대해서는 "원치 않았던 일이지만 다행히 빠른 시일 내에 협상이 끝난 데 만족하며, 앞으로 전 임직원을 재교육시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시범 비행에는 조 회장의 아들인 조원태 자재부 총괄팀장(상무)이 함께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조 상무는 "자재를 총괄하는 입장에서 오늘 행사에 참석한 것이며, 앞으로도 최고의 기종을 구입해 일류 항공사로 도약하는데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자녀(1남2녀)가 모두 대한항공에서 근무하는 것에 대해 "집에서는 아버지와 자식 관계로 지내지만 회사에서는 직원으로서 부리고 있으며 다른 직원들과 같은 대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녀 조현아씨는 기내식사업본부장(상무)을 맡고 있으며 막내 조현민씨는 지난 3월 광고선전부 과장으로 입사해 근무하고 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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