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5일 최근 한나라당이 ‘이명박 후보 죽이기’를 위해 국정원, 국세청 등을 동원한 정치공작이 진행되고 있다며 공작의 배후로 청와대를 지목한 데 대해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이명박 후보와 한나라당 의원들을 검찰에 고소하기로 했다.
청와대가 대선을 100여일 앞둔 시점에서 야당 대선후보를 검찰에 고소한 전례가 없는 일이어서 한나라당의 강력 반발 등 정국파장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검찰을 이용한 대선개입이자 야당탄압”이라고 비난했다.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진실을 분명히 밝히고 선거풍토와 정치풍토를 바로잡기 위해 이 후보와 한나라당 주요 인사를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금명간 고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실장은 “법적 고소의 주체는 청와대 비서실을 대표해서 비서실장 명의이며 피고소인은 이 후보와 이재오, 안상수, 박계동 의원”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번주중 서울중앙지검에 이들 4명에 대해 허위사실 공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문 실장은 “이 후보 측의 거짓주장에 대해 사과와 중단을 요구했지만 그치지 않아 한나라당 의원들을 검찰에 고소했고, 진수희 의원은 검찰에 기소까지 됐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 본인까지 나서 정권 차원의 정치공작을 운운하는 지경에 이르러 고소하게 됐다”고 말했다.
문 실장은 “이 후보가 6월 당내 경선에서 자신을 겨냥한 공세에 대해 ‘청와대와의 결탁조짐이 보인다’고 말했고, 이후 ‘청와대 누군가가 개입됐다’ ‘친노(親盧) 사조직이 이명박 죽이기를 기획했다’고 언급했다”며 “후보가 된 뒤 ‘권력중심세력에서 강압적으로 지시하고 있다’고도 했다”고 설명했다.
문 실장은 대선개입 논란과 관련, “선거기간 중 당연히 대두될 후보 검증을 청와대 정치공작설로 회피 모면하는 것은 선거공정성을 해치는 행위”라며 “공정성을 바로잡는 건 정부 책무이기에 청와대의 선거개입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적반하장이며 도둑이 매를 든 격”이라고 반박했다. 나 대변인은 “대선을 코앞에 두고 야당 후보를 고발하겠다는 것은 과거 군사독재 시절에도 없었던 정치폭압”이라며 “노 대통령 측근 비리를 감추려는 국면전환용이자 레임덕을 막으려는 몸부림”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청와대의 고소방침을 듣고 “(청와대가)할 일도 많을 텐데…”라고 말했다고 나 대변인이 전했다.
염영남 기자 libe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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