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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시리즈 불붙었다/ 미드의 정교한 장르+한국 특유의 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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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시리즈 불붙었다/ 미드의 정교한 장르+한국 특유의 멜로

입력
2007.09.11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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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커피프린스 1호점> 이 거의‘독식’해온 월화 드라마 시간대를 SBS의 사극 <왕과 나> 가 그대로 이어받은 것과 달리 요즘 수목 미니시리즈 시간은 MBC <개와 늑대의 시간> 과 SBS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 이 똑같이 양분하며 공중파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접전을 펼치고 있다.

시청률은 8월30일 기준 각각 16.8%, 15.9%(AGB닐슨 미디어리서치)로 두 드라마를 합치면 33%에 육박해 <커피프린스 1호점> 의 시청률을 크게 웃돈다.

유난히 시청자의 쏠림 현상이 강했고 보편적인 시청률도 맥을 못 추었던 주중 드라마 시장이 뚜렷한 경쟁구도를 보이며 불붙는 이유가 뭘까. 미국드라마로 몰리는 시청자의 수준에 맞추기 위해 본격적으로 수혈된 일명 ‘장르 드라마’(미스터리, 액션 등)의 약발이 슬슬 받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개와 늑대의 시간> 은 국가정보원 요원 수현(이준기)이 정체를 숨기고 태국의 폭력 조직 청방으로 잠입한다는 설정이나 국정원과 청방 사이에 벌어지는 첩보전을 꽉 찬 미장센과 수준 높은 디테일로 재현해 홍콩 영화 <무간도> 나 미국 드라마 <24>같은 첩보, 혹은 액션 드라마를 연상시킨다.

한편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 은 미국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 처럼 한 여성의 죽음을 배경으로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는 마을 사람들의 비밀을 다루는 미스터리적인 요소를 가미했다.

두 작품은 장르 드라마적 특성에 덧붙여 한국 드라마 특유의 멜로드라마를 접목했다. <개와 늑대의 시간> 에는 수현의 기억 상실증과 어린 시절부터 서로 좋아한 수현과 지우(남상미)의 이야기가 더해지고,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 에는 평범한 여성 윤희(배두나)와 재벌 2세인 준석(박시후)의 사랑 이야기가 작품을 이끈다.

대중에게 익숙하지만 점차 진부해졌던 한국 멜로드라마의 설정이 미국 드라마의 주류인 장르 드라마의 특성과 만나 익숙하면서도 신선한 재미를 주고 있는 셈이다.

<개와 늑대의 시간> 과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 에는 모두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한다. <개와 늑대의 시간> 은 수현 못지 않게 청방과 국정원의 다양한 인물들이 대립하는 이야기가 펼쳐지고,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 역시 윤희와 준석 등 주인공들의 스토리와 별개로 마을 모든 사람들에게 각자의 사연이 있다.

기존의 전형적인 한국 드라마들처럼 ‘주인공 부모’나 ‘주인공 친구’처럼 단순화된 캐릭터 대신 다양한 이야기를 가진 캐릭터를 통해 시청자들이 각자 입맛에 맞는 캐릭터에 초점을 맞추며 보다 풍부한 재미를 즐길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개와 늑대의 시간> 과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 의 성공은 한국 드라마의 외형변화가 대중에게 어느 정도 호응을 얻기 시작했다는 점을 의미한다.

동시에 전형적인 마니아 드라마로 공인 받은 KBS <마왕> 과 같은 ‘독특한’작품뿐만 아니라 멜로 드라마의 요소가 강한, 대중적인 흥행을 염두에 둔 드라마들 마저 <24>, <위기의 주부들> 등 미국식‘장르 드라마’의 형식을 과감히 차용하는 트렌드가 굳건히 자리 잡혔음을 뜻한다.

강명석 객원기자 lennone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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