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커피프린스 1호점> 이 거의‘독식’해온 월화 드라마 시간대를 SBS의 사극 <왕과 나> 가 그대로 이어받은 것과 달리 요즘 수목 미니시리즈 시간은 MBC <개와 늑대의 시간> 과 SBS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 이 똑같이 양분하며 공중파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접전을 펼치고 있다. 완벽한> 개와> 왕과> 커피프린스>
시청률은 8월30일 기준 각각 16.8%, 15.9%(AGB닐슨 미디어리서치)로 두 드라마를 합치면 33%에 육박해 <커피프린스 1호점> 의 시청률을 크게 웃돈다. 커피프린스>
유난히 시청자의 쏠림 현상이 강했고 보편적인 시청률도 맥을 못 추었던 주중 드라마 시장이 뚜렷한 경쟁구도를 보이며 불붙는 이유가 뭘까. 미국드라마로 몰리는 시청자의 수준에 맞추기 위해 본격적으로 수혈된 일명 ‘장르 드라마’(미스터리, 액션 등)의 약발이 슬슬 받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개와 늑대의 시간> 은 국가정보원 요원 수현(이준기)이 정체를 숨기고 태국의 폭력 조직 청방으로 잠입한다는 설정이나 국정원과 청방 사이에 벌어지는 첩보전을 꽉 찬 미장센과 수준 높은 디테일로 재현해 홍콩 영화 <무간도> 나 미국 드라마 <24>같은 첩보, 혹은 액션 드라마를 연상시킨다. 무간도> 개와>
한편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 은 미국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 처럼 한 여성의 죽음을 배경으로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는 마을 사람들의 비밀을 다루는 미스터리적인 요소를 가미했다. 위기의> 완벽한>
두 작품은 장르 드라마적 특성에 덧붙여 한국 드라마 특유의 멜로드라마를 접목했다. <개와 늑대의 시간> 에는 수현의 기억 상실증과 어린 시절부터 서로 좋아한 수현과 지우(남상미)의 이야기가 더해지고,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 에는 평범한 여성 윤희(배두나)와 재벌 2세인 준석(박시후)의 사랑 이야기가 작품을 이끈다. 완벽한> 개와>
대중에게 익숙하지만 점차 진부해졌던 한국 멜로드라마의 설정이 미국 드라마의 주류인 장르 드라마의 특성과 만나 익숙하면서도 신선한 재미를 주고 있는 셈이다.
<개와 늑대의 시간> 과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 에는 모두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한다. <개와 늑대의 시간> 은 수현 못지 않게 청방과 국정원의 다양한 인물들이 대립하는 이야기가 펼쳐지고,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 역시 윤희와 준석 등 주인공들의 스토리와 별개로 마을 모든 사람들에게 각자의 사연이 있다. 완벽한> 개와> 완벽한> 개와>
기존의 전형적인 한국 드라마들처럼 ‘주인공 부모’나 ‘주인공 친구’처럼 단순화된 캐릭터 대신 다양한 이야기를 가진 캐릭터를 통해 시청자들이 각자 입맛에 맞는 캐릭터에 초점을 맞추며 보다 풍부한 재미를 즐길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개와 늑대의 시간> 과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 의 성공은 한국 드라마의 외형변화가 대중에게 어느 정도 호응을 얻기 시작했다는 점을 의미한다. 완벽한> 개와>
동시에 전형적인 마니아 드라마로 공인 받은 KBS <마왕> 과 같은 ‘독특한’작품뿐만 아니라 멜로 드라마의 요소가 강한, 대중적인 흥행을 염두에 둔 드라마들 마저 <24>, <위기의 주부들> 등 미국식‘장르 드라마’의 형식을 과감히 차용하는 트렌드가 굳건히 자리 잡혔음을 뜻한다. 위기의> 마왕>
강명석 객원기자 lennone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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