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오늘의 책] 문명의 공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오늘의 책] 문명의 공존

입력
2007.09.11 02:40
0 0

하랄트 뮐러 / 푸른숲9ㆍ11로 갈라진 세계, 공존 위한 노력 역설

9ㆍ11테러가 발생한 지 오늘로 6년이 된다. 세계와 역사는 9ㆍ11 이전과 이후로 나뉘어져 버렸다. 9ㆍ11 이후를 보는 시각을 대표하는 것이 미국 학자 새뮤얼 헌팅턴의 문명충돌론이다.

“종교를 근간으로 한 문명권의 대립과 충돌이 앞으로 올 역사의 법칙이며, 그 전선은 서구문명과 유교문명 및 이슬람문명 사이에 그어진다.” 냉전 종식 후의 21세기 세계정치를 보는 시각으로 헌팅턴이 1993년에 내놓았던 문명충돌론은, 9ㆍ11을 예언이라도 한 듯하다.

독일의 국제정치학자 하랄트 뮐러(58)의 <문명의 공존> 은 헌팅턴의 문명충돌론을 정면으로 반박하기 위해 씌어진 책이다. 뮐러는 헌팅턴의 문명충돌론이 기본적으로 현실정치에 대한 우적이론(友敵理論)적 시각에 바탕해 있으며, 선과 악의 이분법적 도식에 억지로 사실을 끼워 맞추는 도그마적 이론이라고 비판한다.

냉전시대의 이분법처럼 ‘이데올로기’의 자리에 ‘문명’이 들어앉았고 자유세계 대 공산권의 대치가 서구문명 대 비서구문명의 대치로 바뀌었을 뿐이다, 그리고 그 출발은 패권주의의 야욕에 사로잡힌 미국 정부의 논리를 대변하는데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뮐러의 대안은 무엇인가. 그는 “강자가 먼저 약자에게 다가가야 한다. 이것이 오늘날 서구에게 요구되는 바이며 세계의 협력은 ‘중국의 도전’이나 ‘이슬람 근본주의’에 달린 문제라기보다는 서구사회에 달린 문제”라고 주장한다. 지금 서구에 필요한 것은 폐쇄가 아니라 개방이며, 다른 문명에 대해 더 많이 배우는 것이라는 충고이다.

헌팅턴과 뮐러의 문명충돌론과 문명공존론이 나온 것은 모두 9ㆍ11 이전이다. 현실에서는 헌팅턴이 판정승했다. 하지만 오늘 뮐러의 이 책이 생각나는 것은 공존을 위한 노력을 강조하는 그의 주장 때문이다.

하종오 기자 joh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