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김모(24ㆍ여)씨는 입 냄새가 많이 나 항상 양치질을 5분 이상 하고 출근한다. 회사 동료들이 주위에 고약한 냄새가 난다면 얼굴을 찡그릴 때마다 자신의 입 냄새 때문이 아닌지 새가슴이 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김씨처럼 입 냄새나 각종 몸 냄새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로 인해 상대방과 가급적 거리를 두려고 애쓰게 되면서 소심한 사람으로 오해 받기 십상이다. 적당한 체취는 신진대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되지만, 주위 사람에게 역겨움을 줄 정도라면 문제다.
한 조사에 따르면 전 인구의 50~65%가 입 냄새로 고민하거나 고통 받은 적이 있고, 몸 냄새도 100명당 1~2명 정도다.
■ 입 냄새
입 냄새 원인은 입안문제가 90%, 다른 신체 내부 장기의 문제가 10%를 차지한다. 입 냄새는 스스로 깨닫기가 쉽지 않지만 컵을 입에 바짝 대고 숨을 내쉰 뒤 냄새를 맡기, 혀로 침을 손등에 살짝 묻힌 후 냄새 맡기, 두 손으로 입을 감싸고 입으로 바람을 불어 냄새 맡기 등을 통해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입 냄새 예방의 지름길은 치아와 잇몸, 혀를 골고루 닦는 것. 치아 닦기는 ‘3ㆍ3ㆍ3’법칙 즉, 하루 3번, 3분 이상, 식후 3분 이내에 닦는 것을 생활화한다. 닦기가 가장 어려운 부분은 혀의 뒷부분. 입 냄새 원인의 60%는 혀에 있다. 흔히 말하는 ‘설태(혀에 낀 때)’때문. 혀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쓸어 내리되, 너무 세게 문지르지 말아야 한다.
입안이 건조해도 세균이 증식돼 입 냄새가 난다. 나이가 들수록 입가에 침이 하얗게 보이는데 이는 입안의 건조함 때문이다. 물을 자주 마시고 입안을 헹궈만 줘도 냄새를 예방할 수 있다. 섬유질이 많은 과일이나 야채도 도움이 된다. 육질이 꺼칠꺼칠해서 치아의 플라그나 설태를 닦아내고 혀의 타액선을 자극, 침의 분비를 촉진시켜 입 냄새를 없애준다.
만일 입안에 문제가 없는데도 냄새가 난다면 내과를 찾는 게 좋다. 당뇨병이 있으면 말을 할 때 아세톤 냄새나 연한 과일 냄새가 나는 경우가 있다. 흔히 ‘단내’라 부르는 냄새가 그렇다. 또 말할 때 암모니아 냄새가 난다면 콩팥 기능을 의심해 봐야 한다. 배설이 잘 안돼 혈액 및 침 속의 요소 농도가 증가, 그 일부가 암모니아로 변해서 나타나는 현상일 수 있다. 폐 질환인 경우에는 숨쉴 때 비린내가 약간 나기도 한다.
여성들의 경우 생리기간 중 입 냄새가 심해질 수 있는데 이는 난소에서 분비되는 황체호르몬이 체내 황화합물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 액취증
암내라 불리는 액취증은 아포크린 땀샘에서 나는 땀이 문제다. 이 땀 속의 지방산과 유기물 성분이 땀샘 주위에 몰려 사는 박테리아와 결합ㆍ분해되면서 고약한 냄새를 풍긴다.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지방 성분이 많이 든 육류 섭취가 늘어 액취증 환자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실정이다.
냄새가 약하게 나면 약용비누나 향료 등 방취제를 사용하고 샤워를 자주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발한 억제제를 써 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통풍이 잘되는 옷을 입고 겨드랑이에 파우더를 뿌려준다. 털이 많은 사람은 제모를 하거나 면도를 한다. 달걀이나 생선, 간, 콩류 등 콜린 성분이 많은 음식은 몸 냄새를 강하게 하는 만큼 섭취를 자제한다.
액취가 아주 역하게 나면 아포크린 땀샘을 제거하는 방법을 써볼 수 있다. 리포셋 흡입술로 간단하게 제거할 수 있다. 부분 마취 후 3㎜ 크기로 겨드랑이 두 군데를 절개한 뒤 금속관을 삽입해 땀샘을 뽑아내는 방식이다.
■ 발 냄새
발 냄새는 발에서 땀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됐을 때 각질층이 세균이나 곰팡이와 결합, 부패돼 발생한다. 발 냄새를 제거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발을 깨끗이 씻어주고 항상 청결을 유지하는 것. 발을 씻을 때 마지막 헹구는 물에 식초 몇 방울을 떨어뜨려 씻어내면 냄새가 제거된다. 씻고 난 뒤에는 파우더를 뿌려 습기를 제거한다.
외출 전 발 냄새 제거 스프레이를 뿌려주면 나쁜 냄새를 제거할 뿐 아니라 발과 다리의 피로를 푸는 데도 효과적이다. 또 꽉 막힌 신발은 피하고 통풍이 잘 되는 양말을 신는다. 이렇게 해도 고린내가 계속 난다면 발에 땀 분비 억제제를 바르거나 항콜린성 약물을 먹는다. 아주 심하면 땀 분비에 관여하는 교감신경의 일부를 처단하는 주사를 놓는 방법도 있다.
보톡스 주사도 고려해 볼 만하다. 효과가 6~12개월 정도만 지속돼 다시 맞아야 하는 것이 흠이지만 효과가 확실하고 간단하다.
■ 콧속 냄새
흔히 축농증이나 위축성 비염, 종양 등이 있을 때 치즈 냄새와 비슷한 고린내가 코 안에서 난다. 질병으로 인해 콧속 부비동에 염증이 생겨 점막이 붓게 되면서 점액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해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것.
이 경우 생리 식염수로 콧속을 씻어내면 콧속에 존재하는 분비물과 코딱지 등이 제거돼 냄새를 줄일 수 있다. 단, 생리 식염수의 갰?농도가 너무 높으면 콧속 점막의 섬모 운동이 파괴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한다. 급성 축농증은 약물 치료로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지만 만성 축농증이라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
<도움말=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이종철 교수, 연세대 치과병원 구강내과 최종훈 아름다운나라 성형외과 박용삼 원장>도움말=삼성서울병원>
■ 입 냄새 예방 수칙
▲식사 후에는 반드시 이를 닦는다. 식후 입 안에 낀 음식 찌꺼기는 20분이 지나면 부패하기 시작한다.
▲음식은 잘 씹어 먹는다. 침의 분비가 활발해져 입 안이 깨끗해지고 소화 작용을 도와 위에서 가스가 발산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혀에 낀 설태를 닦아 낸다. 설태는 썩은 달걀과 같은 냄새를 풍긴다. 1일 1회 이상 수건이나 거즈 등으로 닦아 낸다.
▲대화를 많이 한다. 혀 운동이 되면서 침 분비량이 늘어 구강 내 자정작용이 활발해진다.
▲스트레스를 다스려라. 긴장과 피로가 누적되면 침의 분비가 줄어들어 입 냄새의 원인이 된다.
▲과음ㆍ과식을 피하고 규칙적인 식습관을 갖는다.
<자료: 연세대 치과병원>자료:>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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