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동물 난자에 인간의 DNA를 주입하는 인간-동물간 교잡배아 연구를 승인할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세계로 확산될 전망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윤리 문제로 세계에서 중국만 허용하고 있는 인간-동물 교잡배아 연구에 대해 영국 정부가 1년간의 검토 끝에 허용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4일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이에 따라 지난해 이 연구를 허용케 해달라고 요청한 두 연구팀에 5일 허가를 내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 영국 당국은 일부 학자들에만 연구를 불치병 치료 등 제한적 목적으로 허용할 방침이다. 영국에서는 킹스 대학과 뉴캐슬 대학 등 당국에 연구신청을 한 두 연구팀과 복제양 둘리를 만든 이언 윌머트 교수 연구팀 등이 이종간 교잡배아 연구를 준비중이다.
영국 당국은 올해 5월 교잡배아 연구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발표했으나 “종교계의 압력에 굴복했다”고 비난하는 과학계와 불치병 환자 가족들의 거센 반발로 이 방침을 철회한 뒤 최근까지 공청회와 여론조사 등을 통해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왔다.
영국 당국이 3일 공개한 의견수렴 결과에 따르면 영국 국민의 61%가 질병연구 목적의 교잡배아 연구는 허용해야 한다고 답한 반면, 반대한다는 의견은 25%였다.
인간-동물간 교잡배아 연구는 인간의 세포나 정자와 동물의 난자를 활용해 배아를 만든 뒤 여기에서 줄기세포를 추출, 인간장기 분화과정이나 질병의 원인을 살펴보는 것으로, 점점 더 인간 난자를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대안으로 부상했다.
종교계 등 반대론자들은 교잡배아가 인간과 동물의 구분 기준을 무너뜨리고, 배아 단계 역시 생명이라며 연구를 강력 반대해 왔지만, 과학계는 종교계의 우려가 지나친 것이며 의학ㆍ과학 발전을 위해 이 연구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해 왔다.
최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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