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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해커 대공습에 펜타곤 보안철벽 '와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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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해커 대공습에 펜타곤 보안철벽 '와르르'

입력
2007.09.05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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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미 국방부가 발칵 뒤집혔다. 철통 같은 사이버 방어막이 해커들에 의해 뚫렸기 때문이었다. 해킹은 치밀하고도 주도면밀하게, 예상을 넘는 수준으로 이뤄졌다.

해커들은 수 개월 전부터 국방부 청사의 인터넷 보안시스템을 무너뜨리려는 시도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해커들의 진원지는 놀랍게도 중국이었다.

해킹 공격은 국방부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해커들은 국방부 사이버 공간 구석구석을 누볐다. 특히 중국 일본 한국 등을 담당하는 국방부 동아태국의 피해가 심각했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의 컴퓨터에도 침입했다. 이 때문에 국방부는 게이츠 장관의 컴퓨터로 연결되는 시스템을 작동시키지 않는 비상 수단을 쓸 수 밖에 없었다. 해커들은 다음 해킹을 위해 ‘구멍’까지 만드는 대담함도 보였다.

이번 해킹으로 미 국내외의 500만대의 컴퓨터 단말기와 연결된 거대 전산 시스템을 갖춘 국방부는 1주일간 컴퓨터망을 중단시키는 고육지책을 써야만 했다.

국방부는 기밀 자료들은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으나 세계 최강의 보안을 자랑하는 미국 국방부로서는 치욕적인 일이었다.

해커 공격 당시 국방부 아태담당 부차관보였던 리처드 롤리스는 “6월 사태는 여러 모로 우리의 방어 시스템을 생각케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해커 대공습 2개월이 지난 4일 미국 관리들은 공격의 배후가 중국 인민해방군이라고 공식 언급하면서 중국을 정조준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4일 “여러 관리가 공격의 진원지 또는 배후에 중국 인민해방군이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미 국방부 등 정부부처, 싱크탱크를 정기적으로 침입하고, 미국도 중국의 컴퓨터 시스템에 상당한 공격을 진행하는 상황이지만 이번 사태는 중국측이 결정적인 시점에 미측의 보안 시스템과 주요 전산망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교훈과 전율을 미국에 안겨 주었다.

국방부가 이메일을 통한 정보 교환 등을 금지하는 등 대대적인 보안 대책을 마련한 것은 이 사건이 상당한 후유증을 남겼음을 반증한다.

미국은 대 중국 전자전에 적극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해커들이 지난달 말 독일 연방정부의 총리실, 외무부 등을 해킹한 의혹이 있고, 지난해에도 미 주요 정부기관들이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는 점에서 중국의 공세적 해킹에 대한 고강도 대책의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난달 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의 회견에서 중국의 해킹을 거론했다고 밝혔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호주 시드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에게 이 문제를 외교문제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상에서 이뤄지는 미중의 치열한 침투와 방어가 ‘사이버 전쟁’ 수준으로 진행되면서 양측의 갈등은 첨예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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