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역당국이 호두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해외 여행객들이 무심코 들여오는 호두가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인데, 잘못하면 유해한 외래 나방이 함께 들어올 수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4일 농림부에 따르면 여행객들이 호두를 휴대하고 입국하다 검역 처분을 받은 건수는 올들어 8월 말까지 6,147건, 1만4,739㎏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550건ㆍ1만479㎏)보다 각각 35%, 41% 급증했다.
이로 인해 호두의 주요 해충인 코드린 나방(Codling moth)의 유입이 우려되고 있다. 코드린 나방은 호두는 물론 사과나 배, 복숭아 등의 생산에도 큰 피해를 주고 있어 중국, 미국, 우즈베키스탄 등 대부분의 국가로부터 수입이 금지되고 있다.
농림부 산하 국립식물검역소는 “여행객들이 값싼 호두를 선물용 등으로 사서 들여오는데, 북한 등 극히 일부 지역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 국가로부터 들여오는 호두는 압수 폐기 처분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입국 과정에서 발견된 호두 휴대 건수 99.5%인 6,118건이 폐기됐다. 검역소는 “관련 기관과 협조를 통해 검역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여행객이 호두를 신고하지 않고 입국 검사장을 통과하려다 적발되면 최고 50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된다”고 강조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