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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래부 칼럼] 대학에 가지 않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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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래부 칼럼] 대학에 가지 않은 사람들

입력
2007.09.04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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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학력자 가려내기 작업이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미 '신정아 사건' 이후 많은 사람의 가짜 학력이 폭로되거나, 본인 스스로 부담을 못 이겨 고백과 사과를 했다. 세상을 속이는 사람들이 적지 않고, 또한 누군가가 속이려고만 들면 세상이 쉽게 속아넘어가는, 이 시대의 거짓의 풍속도가 우울하다.

유명 인사의 커밍아웃을 보도하는 TV장면들이 안쓰럽다. 어느 인사는 사과를 하면서도 아직 가짜 학력과는 관계 없는 몇 가지 허위사실을 계속 꾸며대고 있다. 스스로 만든 허상에 대한 집착이 딱하기만 하다.

안타깝기는 해도 그들을 두둔하기는 어렵다. 허위 학력을 계속 밝히는 것이 더 정직하고 투명한 사회로 가는 길이라는 주장도 많아지고 있다. 거짓의 대가로 그들이 이득을 취한 한, 그런 주장도 막을 수는 없다.

● 학벌조장 걱정되는 거짓 캐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짓 학력 가려내기가 학벌주의를 조장하는 역작용으로 고착되는 것은 아닐까 우려된다. 학벌보다는 능력으로 평가 받는 사회가 바람직한 사회이기 때문이다.

작금의 냉랭한, 혹은 살벌한 기류 속에 선의의 상처를 입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대학 진학을 포기했거나 중퇴한 사람들이 그 경우다. 거짓 학력자가 화제가 될수록, 진학이 좌절됐던 이들의 젊은 시절 상처도 도지는 것이 아닐까 저어된다.

과연 대학은 개인과 사회에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일까. 출세하려면, 대학은 언젠가 거짓 학력이 들통나 망신 당할 위험을 감수해도 좋을 정도로, 필수과정인가. 대학에서 무엇을 가르치고 배우기에 그토록 졸업장이 중요한 걸까. 대학교육은 사실 지나치게 과대 평가되어 있는 듯하다.

대학에서 가르치고 배우는 내용보다, 그것을 바탕으로 본인 스스로 다시 획득하지 않는 한 지식이나 교양, 인격 등은 온전하게 대졸자의 것이 되지 못한다.

캘빈 키니라는 미국인이 쓴 '나는 대학에 가지 않았다'라는 글을 다시 떠올려 본다. 이 글은 대학 미진학자가 겪는 불이익의 실상과, 대학 진학자가 보여주는 허상 등을 균형감 있게 짚고 있다.

16세 때부터 연장자들에 섞여 기술을 익혀야 했던 그는, 안온한 분위기에서 넓은 교양과 높은 이상을 가진 이들과 교제하고 우정을 맺을 기회를 놓친 것을 먼저 아쉬워한다.

또 질서 있는 사고훈련의 때를 놓친 것, 공부하고 때로는 소요와 공상도 해야 할 기회를 갖지 못한 것 등을 유감스러워 한다. 그러나 전문직과 경제력을 갖춘 사업가인 그는 두 대학에서 강의를 해왔다. 하나는 꽤 유명한 학교였고, 또 어느 큰 대학교의 학장으로 와 달라는 교섭을 받은 적도 있다.

그는 자기의 졸업증명서가 출세하는 데 도움이 안 된다고 불평하는 대졸자를 보면 참을 수가 없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이 도움이 된다는 것을 증명하려 드는 대졸자를 보면 더욱 참을 수가 없다고 한다.

그는 고등 교육이란 그것을 지니고 살 일이지, 거기에 의존해 살 일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왜 대졸자들은 이런 신념을 대담하게 주장하지 않는가라고 묻고 있다.

● 대학교육에 기대 사는건 잘못

그러면서도 이 성공한 인사는, 대학에 못 간 것을 언제나 유감으로 여기고 있다. 또한 우수한 교육을 받은 사람들과 동등한 느낌을 갖지 못하고 열등감을 지니고 있다고 실토한다. 이렇듯 거짓 학력자를 포함해서 대학 미진학자는 열등감을 품고 한 생애를 살아야 하는 사회구조적 약자들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1970년도 대학 진학률은 27%였다. 고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가는 사람은 네 명 중 한 명 정도였던 것이나, 그에 앞서 중ㆍ고교 진학과정에서도 많은 수가 향학을 포기했던 것이다.

가릴 것은 가려야 하겠지만, 분위기가 장발장을 쫓던 자베르 형사처럼 냉혹해지는 것은 사회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 소설가 버나드 쇼에 따르면 고학력자로 이루어진 모든 전문직은 평범한 사람들에 대한 음모이기도 하다.

박래부 논설위원실장 parkr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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