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재(43)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한림토건 대표 김상진(42)씨 재건축 사업 연루 여부를 수사 중인 부산지검 특수부(부장 김광준)는 3일 김씨가 연산동 재건축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받은 대출금 중 무려 111억9,000여만원을 ‘주임종 단기대여금’형태로 빼돌린 사실을 확인, 이 자금의 사용처를 추적하고 있다.
주임종 단기 대여금은 주주나 임원, 종업원들에게 단기간 빌려주는 자금으로, 일반 기업에서는 통상 사원 주택구입비 지원 용도 등으로 사용된다.
검찰은 재건축 사업을 추진한 김씨 소유의 ㈜일건이 2006년말 현재 자본금 3억원, 주주 4명에 불과한 영세업체인 점을 감안할 때 김씨가 주임종 단기 대여금 형태로 빼돌린 돈을 비자금으로 조성한 뒤 정ㆍ관계 인사 로비용으로 사용했거나 다른 사업 추진 비용으로 썼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자금 흐름을 쫓고 있다.
검찰은 이날 김씨의 대출금 횡령 액수 및 사용처 등을 규명하기 위해 김씨와 주변 인물들에 대한 계좌 추적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대검 계좌추적반의 지원을 받는 한편 김씨와 김씨의 형(45) 등 4~5명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 했다.
정동민 2차장검사는 “김씨가 재향군인회, 신용보증기금 등에서 투자 또는 대출을 받아 가로챈 돈이 불법 사업이나 (정ㆍ관계) 로비에 사용된 정황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횡령액을 세무조사 무마 등에 사용했다면 죄가 된다”며 “전체 자금 흐름 중 이런 부분에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 관계자는 “수사결과 김씨는 지난해 8월 서울 종로의 한정식 집에서 정상곤(53ㆍ구속) 당시 부산지방국세청장, 정 전 비서관 등과 만난 자리에서 정 전 비서관이 먼저 자리를 뜨자 인근 다른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정씨에게 1억원을 건넨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부산=김창배기자 kimcb@hk.co.kr박상진기자 oko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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