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한국관광 세 길을 찾는다/ '비싼 코리아' 미래가 없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한국관광 세 길을 찾는다/ '비싼 코리아' 미래가 없다

입력
2007.09.03 00:08
0 0

한국 4박5일(부산-서울-제주) 4,980위안(62만원), 일본 5박6일(오사카-하코네-도쿄) 5,880위안 (73만원). 중국의 한 여행사가 내놓은 패키지 여행상품 가격이다. 11만원만 추가하면 1박이 더 많은 일본여행이 가능하다.

지난달 말 한국을 여행했던 중국인 여대생 수링팡(22)씨는 "중국인들은 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고싶어 한국을 찾는데 일본도 같은 가격이라면 일본이 훨씬 더 매력적"이라며 "한국보다 일본을 선택하는 친구들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일본인들에게도 한국은 더 이상 매력적인 쇼핑 관광지가 아니다. 불과 4,5년 전만해도 일본인들이 1만엔을 들고 한국에 오면 10만원어치 물건을 살 수 있었는데 지금은 8만원에 불과하다.

게다가 일본 물가는 제자리인데 한국은 계속 올라 실제 몸으로 느끼는 물가 인상률은 2배에 달한다. 한국관광공사 오용수 도쿄지사장은 "일본 관광객 상당수를 중국이나 대만, 동남아 등지로 빼앗기고 있다"며 "올해는 중ㆍ일 문화교류의 해이고 내년에는 베이징올림픽, 2010년에는 상하이국제박람회가 개최돼 이런 현상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관광이 고립되고 있다. 관광산업을 흔히 굴뚝없는 21세기 유망산업이라고 하는 데 우리는 갈수록 뒷걸음질이다. 한국의 관광산업이 환율과 고물가의 덫에 걸려 허우적대고 있을 때, 일본 중국 싱가포르 등 주변국은 급팽창하는 아시아 관광시장을 놓고 치열한 마케팅을 통해 파이를 키워가고 있다.

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2000년 247만명에서 작년 233만명으로 급감했다. 반면 중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2000년 220만명에서 374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일본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도 올 상반기 44만명으로 작년 대비 13.3%나 급증, 곧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올 상반기 45만명)를 따라잡을 태세다.

지난해 한국의 관광객 성장률은 아시아의 주요 경쟁국에 비해 가장 낮았다. 일본 9.0%, 홍콩 8.1%, 대만 4.2%, 중국 3.9%인데 비해 한국은 2.4%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관광이 넘어야 할 가장 큰 장애물로 높은 물가를 지적했다. 2006년 서울에서의 비즈니스 여행자 체재비는 세계 주요 도시 중 3위, 아시아에선 도쿄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비즈니스 여행자가 3박4일 머물 때 서울은 1,369달러로 도쿄(1,161달러)에 비해 200달러나 높게 조사됐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일반 패키지 상품도 높은 물가 탓에 제 살 깎아먹기에 내몰리고 있다. 손님이 줄어들까봐 원고 상승만큼도 가격을 올리지 못하니 여행사들은 적자 해소를 위해 옵션ㆍ쇼핑을 강요하고, 싸구려 음식 등 저급한 서비스에 실망한 관광객은 다시는 오려고 하지않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강신겸 수석연구원은 "돈과 시간이 많이 드는 관광자원 개발보다는 패키지에서 개별여행(FIT)로 전환되고 있는 세계 관광시장의 큰 흐름에 주목해 시장을 선점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한 비자문호 개방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도쿄=허정헌기자 xscope@hk.co.kr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