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학위 파문을 일으킨 신정아(35ㆍ여)씨의 광주비엔날레 감독 채용 과정을 둘러싼 의혹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특히 일부 감사와 이사의 검증 요구를 한갑수 비엔날레재단 이사장이 묵살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권력층 외압 논란이 공공연히 제기되고 있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이 31일 공개한 제98차 이사회(7월4일) 회의록에 따르면 한갑수 이사장은 “명예이사장(박광태 광주시장)과도 의논해 오쿠이 엔위저 학장과 신정아 교수를 여러분들 앞에 내정자로 선보이도록 했다”고 밝혔다. 박 시장도 “예술비엔날레 감독 문제가 어려운 산고 끝에 옥동자를 낳을 것 같다”고 말해 신씨 선임에 동의했음을 내비쳤다.
김동원 감사와 최규철 이사가 “여기 와서 처음 (신씨 임명을) 알았는데 무엇 때문에 감사로 앉아있는지 조차 의심스럽다” “총감독은 경험과 연륜을 무시할 수 없는데 추천자격 기준을 기본적으로라도 만들어야 하고, 최소한 검증이 있어야 한다”는 등 반발했지만 한 이사장은 “신앙인으로서 양심을 걸고 최선을 다해 선정했다. 나이로 판단하는 것은 동의 못한다”고 못박았다.
회의록이 공개되자 한나라당에서는 바로 여권의 비호 의혹을 부채질했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신씨를 무조건 감독으로 선정하라’는 권력층의 외압이 재단에 가해져 있던 게 아니냐”며 “청와대 수석과 특정 대권 후보가 관련 있다는 설이 있다”고 주장했다.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나는 공무원 30년 바르게 한 사람”이라며 ‘장윤 스님과의 전화 통화’ 등 신씨 비호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법적 대응방침을 거듭 밝혔다.
박 시장도 “한 이사장에게 감독 선임을 일임했고 신씨는 4일 이사장실에서 처음 소개 받았다”며 “감독 선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은 근거 없는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광주=안경호기자 khan@hk.co.kr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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