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색 탄환’ 류시앙(23ㆍ중국)은 지난달 29일 예선전에서 13초36을 기록한 뒤 “굳이 예선에서 빨리 뛸 필요가 있겠는가. 결승전 전까지는 13초10~30 정도만 뛰면 충분하다”며 여유를 보였다.
류시앙의 여유는 결코 허풍이 아니었다. 류시앙은 31일 일본 오사카 나가이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07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10m 허들에서 12초95를 기록, 경쟁자들을 모두 제치고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우승과 세계기록(12초88) 보유에도 불구하고 유독 세계선수권대회와 인연이 없었던 류시앙은 세번째 출전 만에 금메달의 한을 풀었다. 류시앙의 금메달로 ‘40억 인구’의 아시아는 대회 7일 만에 첫 ‘골드’를 신고했다.
올 골든리그 등에서 류시앙을 위협했던 테렌스 트러멜, 데이비드 페인(이상 미국), 다이런 로블레스(쿠바)는 각각 2~4위를 차지했다. ‘제2의 류시앙’으로 기대를 모았던 쉬둥펑(중국)은 5위에 그쳤다.
9개의 허들을 넘을 때까지만 해도 트러멜, 페인 등과 접전을 벌였던 류시앙은 마지막 10번째 허들을 넘으면서부터 선두로 나선 뒤 막판 벼락 같은 스퍼트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한편 앨리슨 펠릭스(21ㆍ미국)는 여자 200m에서 숙적 베로니카 캠벨(자메이카)를 여유 있게 따돌리고 2005년 헬싱키대회에 이어 2연패를 이뤘다. 펠릭스의 21초81은 대회신기록.
남자 400m에서는 아테네올림픽과 헬싱키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던 제레미 워리너(23ㆍ미국)가 팀 동료인 로숀 메리트와 안젤로 테일러를 누르고 1위로 골인했다.
여자 세단뛰기에서는 쿠바의 야젤리스 사비나(23)가 15m28을 뛰어 멀리뛰기와 세단뛰기 2관왕을 노린 타티아나 레베데바(러시아ㆍ15m07)를 누르고 정상에 등극했다. 미국 4X100m 계주팀은 예선을 가볍게 통과했다. 허벅지 근육통을 앓고 있는 100m,200m 2관왕 타이슨 가이는 예선에 나오지 않고 1일 결승전에 출전, 3관왕을 노린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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