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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경찰위신, 누가 추락시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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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경찰위신, 누가 추락시켰나

입력
2007.08.31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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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사람마다 ‘경찰 요즘 왜 그러냐’고 한마디씩 해대니… 10년 넘게 형사 생활 했지만 경찰이라는 게 부끄럽기는 처음이다.”

서울 시내 한 경찰서의 김 형사는 요즘 사람 만나기가 겁이 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보복폭행 사건이 터지면서 경찰을 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차갑고 말투는 비꼬기 일쑤라고 했다. 이택순 경찰청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황운하 총경 징계 문제로 경찰 내부가 어수선해진 이후에는 더욱 그랬다.

경찰청이 29일 황 총경에게 ‘감봉 3개월’이라는 경징계를 내리면서 석 달 넘게 이어져 온 경찰 내분 사태는 봉합 수순을 밟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경찰의 출혈은 너무 크다. 이 청장의 리더십은 땅에 떨어졌고 경찰 지도부는 윗사람 눈치 보느라 우왕좌왕이다. 일선 경찰들도 일할 맛 안 난다며 뒤숭숭하다.

외부의 시선은 더욱 싸늘하다. 가장 큰 책임은 이 청장에게 있다. 고교 동창인 한화 고문과 대화를 나눈 적도 없다더니 골프 친 사실이 확인됐고 “15만 경찰 총수가 거짓말 했으니 물러나라”고 비판한 부하 직원에게 징계라는 철퇴를 내렸다. 청와대까지 “하극상은 안 된다”고 거들었지만 ‘보복 징계’논란은 가시지 않고 있다.

황 총경의 잘못도 있다. ‘황 총경 구하기’를 외쳤던 한 경찰은 “그 양반이 좋아서가 아니라 청장이 싫어서”라며 “정해진 절차를 무시한 튀는 행동은 문제”라고 꼬집었다.

경찰청의 한 고위 간부는 “하루 빨리 ‘보복폭행의 늪’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나 제2의 황운하 사건이 언제든 다시 터질 수 있다는 위기감은 여전하다. 한 중간 간부는 “내부 반발은 그 동안 청장에 대해 쌓여 온 불만이 폭발한 것”이라며 “현장의 불만을 다독이고 명예와 자존심을 되찾으려는 노력 없이는 봉합은 한참 멀었다"고 말했다.

박상준 사회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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