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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자본과 예술의 행복한 만남 美테크 시대가 활짝 열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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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자본과 예술의 행복한 만남 美테크 시대가 활짝 열려요"

입력
2007.08.31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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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화산처럼 들끓고 있는 미술시장에 미술품 투자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아트펀드. 아트펀드에 대한 개념조차 없었을 때, 미술품 감상에서 구입 시대로의 이행을 예견하며 아트펀드의 도입을 주장하던 사람이 있었다. 바로 미술시장 애널리스트 서진수 강남대 경제통상학부 교수(한국미술시장연구소장). 자고 나면 경신되는 인기작가의 최고가 경매기록에 현기증이 이는 요즘, 시장의 러브콜을 한몸에 받고 있는 그를 29일 서울 소격동의 한 화랑에서 만났다.

“제가 4년 전 미술품 구입시대가 온다고 얘기했을 때, 사람들은 다 웃었습니다. 이제는 그걸 어떻게 미리 알았느냐고들 묻는데, 그게 다 일본시장이 거쳐 간 길이죠.” 한ㆍ중ㆍ일 3국의 미술시장을 연구해 한국 미술시장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를 경제학적으로 분석하고 있는 그는 1997년 외환위기를 목도하며 취미 하나는 있어야 무너지지 않겠다는 생각에 미술감상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미술과 자본의 만남’이라는 경제학자로서의 새 소명을 발견했다.

“이렇게 좋은 전시를 사람들은 왜 안 볼까 안타까운 마음이 들면서 작가들이 재료값이라도 벌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보자 했죠. 전시회 한번에 평균 1,000만~1,500만원이 드는데, 팔리는 작품은 한두 점이에요. ‘전시=부채’인 거죠. 어떻게 하면 팔릴 것인가 고민했더니 답은 가격에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는 화랑은 가격을 공개하지 않고, 작가는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원하고, 고객은 점잖아서 가격을 묻지 않습니다. 그럼 어떡해야 하느냐, 화랑은 작품 밑에 가격표를 붙이고, 작가는 그룹전을 통해 전시비용을 줄이고, 고객은 가격에 맞춰 그림을 구입하는 겁니다. 그게 바로 아트페어(art fair)죠.”

그때부터 서 교수는 미술품 가격에 대한 데이터 수집에 골몰했다. 경매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 사진을 찍고 가격을 기록했다. 화랑가에는 ‘맨날 와서 가격만 묻고 안 사는 사람’으로 소문이 났다. 그리고 그 산더미 같은 자료들을 경제학적으로 함수화해 미술품 가격함수를 만들었다.

“지금 우리나라 미술시장은 역삼각형이에요. 최상위의 일부 작가만 고가에 팔리고 있죠. 미술 선진국으로 가려면 작품가 80만~300만원대의 중저가 시장을 활성화해 안정된 삼각형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경매가 인기 있는 건 거기서 유일하게 공개 정보들이 생산되기 때문이죠. 그러다 보니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팔리는 사람만 팔리는 거예요. 화랑협회가 나서서라도 화랑들이 프라이스 리스트(Price List)를 붙여놓도록 해야 합니다.”

거품론에 대해 물으니 재미있는 비유가 나왔다. “가마솥에 군불을 때며 밥을 할 때 뚜껑을 열어보면 거품밖에 안 보입니다. 하지만 뜸이 들고 나면 고들고들 맛있는 밥이 돼 있죠. 지금 팔리는 작가가 열명이나 됩니까. 그 열명 때문에 시장이 붕괴하지는 않습니다. 뜸 들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해요.” 그는 “최고급의 희소성 있는 작가의 작품이 그동안 억대도 안됐던 게 오히려 이상한 일 아니냐”며 미술시장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그렇다면 그림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손쉽게 ‘미테크’를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투자를 위해 그림을 사는 거라면 재판매(resale) 가능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일단 화랑전시의 대표작을 사세요. 특히 도록의 표지나 포스터로 만든 작품은 틀림없습니다. 돈이 모자란다고 소품을 샀다간 그냥 집안에서 굴러다니다가 끝나기 쉽습니다. 이우환의 작품이라고 해서 무턱대고 사선 안 돼요.”

인기를 모으며 확대되고 있는 아트펀드에 대해서는 수익률만 보지 말라고 강조했다. “다들 펀드 수익률만 묻는데, 정작 중요한 걸 놓치고 있어요. 중요한 건 아트펀드 덕분에 돈이 들어오면서 작가들이 새로운 실험을 할 수 있게 됐다는 겁니다. 그동안 돈이 없어 해보지 못했던 혁신적인 작업들이 이루어 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거죠.” 자본과 예술의 행복한 만남을 꿈꾸는 그다운 대답이다.

■ 개인투자자엔 아직 '그림의 떡'

아트펀드가 인기라는 소문에 '나도 한번 해봐?' 생각하는 '개미투자자'들이 많다. 적은 돈을 모아 수억원대의 블루칩 작가들의 작품을 구입한 뒤 되팔아 수익을 나누는 아트펀드는 지난해 첫 출시돼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현재 4개 상품이 나와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나온 아트펀드는 모두 투자자들을 공모하지 않고 기관투자자와 자산가들에게만 판매하는 사모펀드. 개인투자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인 셈이다.

아트펀드가 사모형식으로 발행되는 것은 아직까지는 미술품이 객관화, 지수화하기 어려운 불안전자산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3~4년의 만기가 아직 끝나지 않아 안전성에 대한 검증이 어렵다는 것.

공臍?되기 위해선 공시의무가 필수적인데, 은밀하게 거래돼온 미술시장의 관행상 화랑과 작가들이 거래내역의 완전 공개에 부담을 갖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펀드에 편입된 작가들 중 일부는 '펀드작가'라는 상업적 타이틀에 거부감을 갖고 공개를 꺼리기도 한다.

아트펀드의 공모전환 시기는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지만 많은 펀드운용사들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금융감독원과 접촉하고 있다. 'SH명품아트특별자산투자신탁' 1, 2호를 출시한 굿모닝신한증권 신사업부의 한 관계자는 "금융감독원 승인에 대비해 공모 아트펀드의 연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파인아트펀드 등 외국 펀드들은 독립된 펀드회사가 포트폴리오 구성부터 펀드운용까지 일원화해 진행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펀드들은 작품선정은 화랑에 일임하고 운용사는 펀드 관리만 하고 있다.

고정수익률 7~10%에 '+a'의 초과수익, 과세액, 제반 비용 등을 감안하면 매년 작품가격이 40~60%는 올라야 하는데, 유명작가의 작품은 한정돼 사기가 어렵기 때문에 화랑에 포트폴리오 구성을 맡겨버린 것. 하지만 현재까지는 발행 몇 시간 만에 마감,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다. '서울아트사모특별자산'을 출시한 한국투자증권과 굿모닝신한증권 모두 "수익률 걱정은 따로 안 하고 있다"고 여유롭게 입을 모았다.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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