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짝퉁’ 휴대폰이 전국 각지로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삼성의 애니콜(Anycall), LG의 사이언(Cyon) 같은 로고까지 그대로 베꼈기 때문에, 육안으론 식별이 불가능할 정도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도난ㆍ분실된 휴대폰을 중국으로 직접 가져가 케이스 등 손상된 부분만 ‘짝퉁’ 부품으로 교체, 새 휴대폰으로 국내반입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분실폰을 변조하기 때문에 휴대폰에 부여돼 있는 고유번호는 위조할 필요가 없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규모가 큰 유통 판매점 보다 상대적으로 영세한 지방의 유통업체들을 중심으로 중국산 짝퉁 제품이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산 짝퉁 휴대폰은 의정부와 송탄 동두천 평택 등 경기 수도권 인근지역에 주로 공급되고 있으며, 외국인 근로자 등에게 싼 값으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산 ‘짝퉁’ 휴대폰 케이스와 충전기 등도 국산 정품 가격에 비해 절반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준에서 전국 휴대폰 유통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들 모조품들은 안전검사를 제대로 받지 않은 제품이어서 인체에 유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휴대폰 케이스의 국산정품은 개당 4만5,000원선. 그러나 중국산 짝퉁은 8,000원 안팎에서 유통되고 있다. 충전기도 국산 정품은 8,000원~1만1,000원 사이에 팔리고 있지만 일명 ‘비품’으로 불리는 중국산 짝퉁 충전기는 3,000원 이하로 유통되고 있다. 중국산 짝퉁 충전기를 사용할 경우 휴대폰 본체의 기능을 손상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배터리 성능도 떨어뜨릴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불법 개변조 유통 조사 담당 기관인 정보통신부 산하 전파연구소 관계자는 “중국산 짝퉁 휴대폰이 반입된 정황을 포착하고 조사에 나서고 있다”며 “중국산 짝퉁 휴대폰 거래가 워낙 은밀하게 이뤄지고 있는데다 인력부족 등으로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