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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샤라프-부토 권력분점 합의/ 뮤샤라프 정권 연장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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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샤라프-부토 권력분점 합의/ 뮤샤라프 정권 연장 보장

입력
2007.08.31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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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베즈 무샤라프(64) 파키스탄 대통령이 정권 연장을 보장 받는 대신 권력 일부를 포기하는 타협의 길을 선택했다.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에 직면해 한때 비상사태 선포까지 검토할 정도로 강경했던 그였으나 미국 정부로부터도 ‘대 테러전에 대한 협조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경고의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결국 정치생명 유지를 대가로 절대권력에서 후퇴하는 형국이 됐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영국 런던에 망명중인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와 그 동안 난항을 겪었던 권력분점안에 합의한 것으로 외신들이 30일 일제히 보도했다.

겸직하고 있던 군 참모총장직을 포기하는 대신 부토 총리가 이끄는 파키스탄인민당(PPP)이 9월15일~10월15일 사이에 예정된 대통령선거에서 무샤라프의 대통령직 연장을 지지한다는 내용이다.

부토 전 총리는 대통령 지지 대가로 총리직을 보장받았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이 권력분점안을 토대로 9월 중 헌법 개정 등을 위한 의회를 소집할 계획이다. 부토 전 총리는 이미 두 차례 총리직을 역임했는데, 현행 헌법은 총리의 3선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헌법개정은 부토 뿐 아니라 무샤라프 본인에게도 미룰 수 없는 과제다. 1999년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한 무샤라프 대통령은 ‘군인은 정치적 지위를 갖지 못한다’는 헌법 규정 때문에 끊임없이 정당성 시비에 휘말려 왔다.

2004년 의회 개헌을 통해 대통령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대신 참모총장직에서 사퇴키로 했으나 “대 테러전 등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이유로 번복해 파문을 일으켰다. 헌법개정을 통해 정권 연장을 꾀하고 한편으로 겸직에 따른 정통성 논란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계산이다.

권력분점 합의가 무샤라프의 정치생명에 득이 될 지는 분명치 않다.

무샤라프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여론이 여전할 뿐 아니라 집권당 내에서조차 이번 합의를 ‘밀실 야합’이라며 강력 반발하는 등 기류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무샤라프 대통령이 쿠데타로 권력에서 쫓아냈던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가 올해 말이나 내년 초로 예정된 총선에 출마할 목적으로 조만간 귀국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도 큰 부담이다.

무샤라프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당 파키스탄무슬림연맹(PML_Q) 소속 의원의 상당수는 샤리프 총리가 축출된 당시 무샤라프 진영으로 건너온 인사들이다.

권력분점을 강력히 비판하는 이들은 샤리프 전 총리가 귀국할 경우 그에게 합류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어 자칫 집권 다수당이 붕괴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무샤라프는 샤리프 전 총리가 귀국을 강행할 경우 그에게 얽어 맸던 탈세ㆍ부패 혐의로 재판을 재개하겠다고 위협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반 무샤라프 진영의 대표주자인 이프티카르 초드리 대법원장이 사법부를 장악하고 있어 쉽지 않다.

초드리 대법원장은 대통령의 참모총장직 겸임에 반대하다 3월 무샤라프 대통령에 의해 해임됐으나 대법원의 해임 위헌 판결로 복직하면서 파키스탄 민주화 세력의 우상으로 급부상한 인물이다.

황유석 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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