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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살된 심성민씨 아버지 "석방 기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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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살된 심성민씨 아버지 "석방 기쁘지만… "

입력
2007.08.30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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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명 모두 풀려나게 된 건 천만 다행이지만, 우리 아들이 왜 죽어야 했는지는 반드시 알아야겠습니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단체에 납치된 뒤 지난달 31일 살해된 심성민(29)씨의 아버지 심진표(62ㆍ 경남도의원)씨는 29일 격정을 쏟아냈다. 그는 "정부와 (아들이 다니던)교회 등이 내 아들과 배형규 목사등 살해된 2명은 물론 피랍 과정에 대해 책임이 있다면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아들 장례식 후 고향인 경남 고성군 대가면 연지리 평동마을 집에 머물고 있는 심씨는 "석방 소식에 한없이 기쁘지만 아들의 죽음이 더욱 억울하게 느껴져 피가 끓어오르는 심정"이라며 "피랍사건의 전말을 따져 책임 소재를 가리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회측의 선교 행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심씨는 "피랍자들이 그 곳에 어떻게 가게 됐는지, 왜 아들이 선택돼 죽음을 당했는지 궁금해 미치겠다"며 "전쟁터에 젊은이들을 데려가면서 어떻게 부모 형제에게 한마디 하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를 향한 원망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정부가 특사도 보냈지만 아무 도움이 되지 않고 결과적으로 탈레반의 의도대로 끌려간 것 같다"며 "(정부의)초동대처가 잘 돼 탈레반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았다면 아들은 죽지 않았을 것"이라며 비통해 했다.

그는 또 교회나 정부 등을 상대로 소송을 내겠다는 일부 인터넷 언론의 보도내용은 부인하면서도 아들이 숨진 이유가 밝혀지지 않으면 '다른 방법'을 쓸 수밖에 없다며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성민씨 동생 효민(25)씨는 "보도 직후 확인했더니 아버지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며 "숨진 이유와 경위 등을 따져보겠다는 말이 와전된 것 같다"고 전했다.

심씨는 오후7시께 15명의 피랍자 가족들이 분당 샘물교회에서 집으로 찾아 왔지만 끝내 만나지 않았다. 차성민(30) 가족모임 대표 등은 현관 문을 두드리며 여러 번 "계십니까"라고 물었지만 인기척이 없었다.

서정배(57)씨가 심씨에게 전화를 걸어 "백번을 말씀 드려도 아들을 잃은 마음을 죄인인 저희가 어떻게 헤아리겠습니까. 다른 사람들은 살아와 미안한 마음에 찾아 왔으니 한번만 만나 주십시오"라고 말했지만 허사였다.

심 의원과 8촌인 마을 이장 심재화(69)씨는 "'심 의원이 가족들과의 통화에서 서울에서 이렇게 비가 내리는데 뭣하러 천리 길을 내려오느냐. 오지 마라. 다음에 기회가 되면 서울에서 보면 될 것인데…'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고성=이동렬기자 dylee@hk.co.kr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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