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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존과 상호 인정이 중요한 종교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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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존과 상호 인정이 중요한 종교활동

입력
2007.08.30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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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일 만에 해결돼가는 탈레반의 한국인 납치 사건은 우리의 종교적 선교활동을 재고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반정부 무장 세력인 탈레반이 출몰하는 아프가니스탄의 위험지역에서, 그들이 적대시하는 종교를 선교하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한 일이었다. 뒤늦게 우리 정부는 아프간을 여행을 통제하는 위험지역으로 선포했고, 탈레반은 이번의 석방 조건에 '선교 중지'를 포함시켰다.

정부의 통제와 탈레반의 선교중지 요구가 아니더라도, 사건 초기에 지적한 것처럼 우리 개신교의 해외 선교 열기는 과잉 상태였다. 타 종교지역에서 독선적 방식으로 선교하는 것은 공격적이고 정복주의적이라는 비판도 제기돼 왔다.

사건 이후 종교계에는 정부의 여행통제 조치를 준수하고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는 선교방식은 지양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해외 선교를 떠나는 많은 종교인들은 극한상황에 대비해 유서를 써 놓고 갔다고 한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등 주요한 개신교 단체들은 이번 비극을 계기로 한국교회의 선교 방식을 돌아봐야 하며, 자연스럽고 효과적으로 선교하는 새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지각있는 개신교인들은 '땅 끝까지 선교하라'는 말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새겨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런 새로운 인식을 토대로, 양적 팽창과 선교 업적주의에 주력하는 우리 종교계의 풍토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종교학자들이 특히 강조하는 것은 다른 문화와 종교에 대한 인정과 존중이다. 그런 바탕 위에서 오랜 시간을 두고 다른 종교를 지닌 사람들을 감화시킬 때, 선교는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종교도 중요하지만 선교를 떠나는 이들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공동체에 관한 것이다. 전 국민의 심적 고통과 국력의 낭비가 지대했을 뿐 아니라, 미국과 이슬람 국가들과의 외교관계에까지 많은 부담을 주었다. 이번 비극을 통해 우리는 뒤늦게 지구촌 속에서 여러 종교가 공존하는 까다로운 방식과 상호 존중의 필요성을 깨달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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