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겪은 집 없는 서러움이 이 자리에 오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반도건설 권홍사(63) 회장은 업계에서 '자수성가형 사업가'로 불린다.
경북 의성 태생인 권 회장은 "13살 때 먹고 무작정 부산에 와 사글세방을 전전하면서 '집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집을 짓는 게 내가 해야 할 일'이라는 신념을 갖게 됐다"고 창업 배경을 털어 놓았다.
그래서 1970년 부산에서 소규모의 하숙집을 지은 게 권 회장의 첫 사업이 됐다. 이듬해 반도주택이란 회사로 '집장사'를 해 기반을 다진 권 회장은 79년 오늘의 반도건설을 설립했다.
권 회장은 부산과 영남권에 집중했던 사업이 자리를 잡자 서울과 경기의 주요 택지지구 등 수도권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갔다. 얼마 전 동탄신도시 시범단지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권 회장은 현재 경기 남양주 진접지구 동시분양과 서울 당산동 주상복합 아파트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권 회장은 이들 현장을 직접 챙긴다. 회사의 역점 사업인 만큼 틈만 나면 모델하우스를 찾아 고객의 목소리를 경청함은 물론이고, 인테리어와 마케팅 전략을 지시한다.
권 회장은 세계 선진 건설사들의 각축장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두바이에도 진출해 초고층 주거ㆍ업무 복합단지 개발 사업을 진행, 해외에서도 성공 스토리를 써나가고 있다.
그는 "그 동안 해외 공사는 중견 건설사들이 쉽게 넘볼 수 없어 주로 대형 건설사들의 몫이었다"며 "두바이 프로젝트를 통해 중견 건설업체들도 해외에서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기겠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는 "두바이 진출 이후 개발 사업을 검토해 달라는 외국의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며 "현재 인도 주택사업과 일본 후쿠호카의 인공섬 개발사업에 대한 현지 요청이 있어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반도건설의 눈부신 성장과 함께 권 회장의 업계 내 입지도 높아지고 있다. 2005년 대한건설협회 회장에 올라 국내 건설업 발전을 위해 뛰고 있다.
권 회장은 취임 이후 한국건설 태동 60주년 기념사업을 비롯해 주택 발코니 구조변경 합법화, 중소 건설사의 해외진출 지원 태스크포스 구성, 독거노인을 위한 사랑의 집짓기 사업, 중소ㆍ대형사간 양극화 해소 방안 등을 중점 추진했다.
권 회장은 "지방 주택경기 침체로 지역 업체들이 줄도산 위기에 내몰려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청하고 있다"며 "임기 내에 더 많은 개선책이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건설업계의 위상 제고를 위해 협회를 경제 6단체에 포함시키도록 하는 게 최대 과제"라고 덧붙였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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