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눈엣가시처럼 여기고 있는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이 병상에서 미 대선 향배와 관련, 민주당 대선후보 경쟁에서 1,2위를 달리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과 배럭 오바마 상원의원에게 “한 팀을 이루라”고 훈수했다.
카스트로 의장은 28일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에 기고한 글에서 “힐러리 의원이 대통령 후보가 되고 오바마 의원이 부통령 후보 러닝메이트로 내년 11월의 미 대선에 나선다면 아무도 꺾을 수 없는 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스트로 의장은 그러나 “미 대통령 후보들이 쿠바 이민자들이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플로리다주에서 승리하기 위해 쿠바의 민주적 변화를 압박하고 있다”면서 “힐러리와 오바마 의원도 쿠바 이민자들을 의식, 쿠바 정부에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것을 신성한 임무로 착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바마 의원은 최근 마이애미 헤럴드 기고문에서 대통령 당선 시 쿠바계 미국인들의 여행 및 송금제한 조치를 완화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고 펠리페 페레스 로케 쿠바 외무장관은 이 같은 공약을 환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힐러리 의원은 이에 비해 조지 W 부시 대통령 행정부의 대쿠바 기본정책에 찬성하지만 카스트로 의장이 권력에서 물러나면 현재의 제한 조치들을 완화할 수 있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카스트로 의장은 부시 대통령에 대해선 “2000년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플로리다에서 속임수를 썼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장 관련 질병으로 병상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는 카스트로 의장은 지난해 7월이후 동생 라울 카스트로에게 잠정적으로 권력을 이양한 상태이며 최근 그가 이미 사망했을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플로리다주 쿠바 이민자들 사이에서 떠돌고 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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