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29일 김대중, 전두환 전 대통령을 차례로 예방, 정국 현안과 당 화합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특히 이 후보와 김 전 대통령은 대선 중립을 두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이 후보는 오후에 서울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을 찾아 "대선에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중립을 요청했다. 이에 김 전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너무 세서 도와줄 필요가 있겠냐"고 받아쳤다.
이어 이 전 시장이 "이번 본선도 역시 모범적으로 치르고 싶다.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말아달라"고 재차 부탁했지만 김 전 대통령은 "내가 알아서 잘 판단해서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 후보는 "나중에 (갈등이) 봉합이 잘 될까 걱정을 많이 했다"며 "박근혜 전 대표가 마무리를 아주 잘 해줘서 처음 시도한 경선이 잘 끝났다"고 말했다.
이에 김 전 대통령은 "아주 봉합이 잘 된 것 같다"며 "토론회 때 정책대결을 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국민이 볼 때 좋았다. 앞으로도 국민에게 희망을 주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후에도 덕담이 오가는 대화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오전에 전 전 대통령은 연희동 자택을 찾은 이 후보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한편끼리 싸울 때는 싸우고 딱 끝나면 페어플레이를 해야 한다"며 "같은 집안끼리 싸우다 보면 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얘기도 들춰지지만 잘 활용하면 강한 대비책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표쪽 사람들이 밉더라도 껴안아라. 미운 사람 떡 하나 더 준다는 얘기가 있지 않느냐"며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도 (경쟁자) 루아얄쪽 사람을 많이 쓰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
전 전 대통령은 이어 아프간 인질사태에 대해 "인질 안 내놓으면 내가 대신 아프간 가서 인질 되겠다고 비서관에게 이야기 했다"며 "나는 특수훈련을 받아서 생활하기도 괜찮지 않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이 후보는 여의도 당사에서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와 면담을 갖고 "이번 대선은 친북좌파와 보수우파의 대결이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나는 경선기간 동안 화합을 위해 참고 그래서 상대 후보를 공격하지 않았다"며 "미국을 보니 오바마가 힐러리를 공격하던데 한국은 남자가 여자를 공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누가 대통령이 될 것 같냐"고 물은 뒤 "내가 가르쳐 드리겠다. 한나라당이 이긴다"고 장담했고, 이에 버시바우 대사가 "국무부에 보고하겠다"고 답해 웃음이 터졌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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