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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공업에 '철의 여인들' 새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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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공업에 '철의 여인들' 새 바람

입력
2007.08.29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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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鐵)의 도시'인 경북 포항의 포스코 인재개발원. 대부분 남자들 일색이었던 이곳에 지난 달부터 곱게 단장한 여성 교육생 30여명이 눈에 띈다. 이들은 포스코가 39년 만에 처음 뽑은 생산직 주부사원들로, 13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선발됐다.

제철소, 조선소 등 중공업 분야에서 여성의 머리 위에 드리웠던 유리천장이 차츰 깨지고 있다. 남성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중공업 생산 현장을 여성들이 하나 둘씩 꿰차고 있는 것이다.

조선업의 장기 호황에 따른 인력난과 여성 특유의 섬세한 업무 처리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업체들이 여성 근로자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여성 생산직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채용 확대는 설비 고도화로 중공업의 '중노동 공정'이 줄어든 것도 한 이유다. 포스코가 '금녀(禁女) 지대'였던 철강공장에 생산직 주부사원을 공채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환경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들 여성 직원은 6개월 간의 교육이 끝나면 현장에 배치돼 환경 측정, 제품 샘플 테스트 등의 생산 업무를 맡게 된다. 수천도에 달하는 쇳물을 붓거나 하는 힘든 작업은 모두 자동화된 만큼 여성의 꼼꼼한 일처리 능력을 발휘될 수 있는 분야에서 일하게 된다.

그렇다고 남성과 달리 직무나 임금 수준이 다르지 않고 동일하다. 다만 주부인 점을 고려해 4조3교대 근무가 아닌 하루 8시간 상주 근무한다. 포스코측은 "상주 근무가 가능한 제품 샘플 테스트, 현장 환경 측정, 창고 출하 등의 업무가 주로 맡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선발 인력은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에 반반씩 투입될 예정이다.

조선업계의 여성 채용 인력 확대는 향후 국내 조선업계의 전략적인 방향과 궤를 같이한다. 크루즈 여객선 건조나 해양시추단지 건설 같은 고부가가치 분야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선박 건조에서 벗어나 이용자의 편의성을 고려해야 하는데 여성이 장점을 갖고 있다는 것.

삼성중공업은 모든 사업장에 여성의 취업을 개방하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여성 현장기사, 용접사, 품질검사관 등을 배출한 삼성중공업은 현재 매년 신입사원 중 30% 이상을 여성으로 채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굴뚝산업이자 쇠를 다루는 거친 업종이라는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역할도 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도 최근 수년 간 여성인력을 다수 채용해 현재 전체 직원의 10% 안팎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여성 채용이 늘어나는 것은 인력부족이 가장 큰 이유이지만 앞으로는 공정이 자동화되고 있어 여성 인력 수요는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리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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