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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대담무쌍' 이세돌, 역시 단기전 승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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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대담무쌍' 이세돌, 역시 단기전 승부사

입력
2007.08.29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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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이 지난주 제3기 물가정보배 프로기전 결승 3번기에서 이영구를 2대1로 누르고 우승, 2004년부터 계속되고 있는 ‘3번 승부 불패’ 신화를 이어갔다.

이세돌은 2000년부터 최근까지 모두 31차례에 걸쳐 크고 작은 국내외 기전에서 타이틀 매치를 벌여 22번 우승을 차지했다. 그런데 이 가운데 5번 승부에서는 5승4패를 거둔 반면 3번 승부에서 13승4패, 단판 승부에서 4승1패 등 단기전에 매우 강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2004년12월 삼성화재배에서 중국의 왕시를 2대0으로 누르고 우승한 이후 이번 물가정보배까지 9차례 치른 국내외 기전 3번 승부에서 모두 승리했다. 이세돌이 그동안 국제 기전에서 8승2패라는 경이적인 승률을 기록한 것도 세계 대회 결승전이 대부분 3번 승부라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현재 이세돌이 보유하고 있는 국내외 6개 타이틀 중에서도 결승전이 5번 승부인 것은 GS배 하나 뿐이고 도요타덴소배 맥심배 KBS바둑왕 물가정보배 등 4개 기전이 3번 승부, 나머지 TV아시아선수권은 단판 승부다.

이세돌이 이같이 단기전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그의 기풍과 관련이 있다는 게 바둑계의 중론이다. 흔히 ‘대담무쌍’과 ‘변화막측’으로 요약되는 이세돌의 바둑은 장기전보다는 단기전에서 더욱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과거 두터움과 기다림을 주무기로 했던 이창호가 주로 5번 승부에 강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단기전에 강한 이세돌의 바둑은 흥행 면에서도 효과 만점이다. 치열한 공격과 현란한 바꿔치기로 바둑판에서 끊임없이 벌어지는 전투 장면은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게다가 이기건 지건 거의 대부분이 불계다. 그만큼 격렬한 전투로 일관한다는 뜻이다. 때로는 반집을 다투는 미세한 계가 바둑을 보는 것도 나름대로 묘미가 있지만 아무래도 일반 바둑팬의 입장에서는 화끈한 싸움 바둑이 더 재미있다.

더욱이 올들어 치렀던 도요타덴소배 맥심배 물가정보배 등 세 차례 3번 승부에서 세 번 모두 첫 판을 내준 다음 2, 3국을 내리 이기면서 역전승을 거둬 팬들을 열광케 했다. 그래서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이세돌이 팬 서비스 차원에서 슬쩍 첫 판을 내주는 게 아니냐는 억측이 나돌기도 했다. 물론 그냥 웃자고 하는 얘기지만 그만큼 이세돌의 최근 활약에 대해 팬들의 믿음과 성원이 대단하다는 증거다.

이세돌은 금년 성적이 53승10패(승률 84%)로 절정의 컨디션이다. 현재 6관왕인 이세돌은 다른 기전에서도 호조를 보이고 있어 타이틀 추가 가능성이 높다.

우선 국내 최대 기전인 명인전에서 리그 전적 6승1패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각자 9판씩 대국을 벌이는 리그전에서 2위 그룹이 모두 3패 이상이므로 결승 진출이 거의 확정적이다. 또 국수전에서도 4강에 진출했고 LG배 세계기왕전과 천원전은 8강, 기성전은 16강에 올라 있다.

박영철 바둑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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