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홉킨스 감독이 만든 ‘리핑-10개의 재앙’은 여름철 더위를 쫓아줄 만한 공포영화다. 이 영화는 과학자들이 미국 어느 마을에서 구약성서의 출애굽기에 묘사된 10개의 재앙이 차례로 일어난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내용이다.
정작 재미있는 것은 영화보다 DVD 타이틀에 실린 부록이다. 워너홈엔터테인먼트코리아에서 국내 출시한 DVD타이틀에는 성서학자, 과학자, 역사학자 등이 등장해 구약성서에 나오는 10개의 재앙을 과학적으로 설명한다.
학자들은 이집트에 나타난 10개의 재앙이 기원전 1500년께 일어난 그리스 산토리니의 화산폭발 탓으로 보고 있다. 산토리니 화산재와 동일한 성분의 화산재가 이집트에서 발견됐기 때문이다.
산토리니 화산의 거대한 폭발은 이집트까지 화산재를 날렸고 낙진으로 오염된 나일강은 핏빛으로 붉게 물든다. 그 바람에 물고기가 떼죽음하고, 물고기의 밥이었던 개구리 알이 이상 번식해 세상은 개구리 천지가 된다. 종의 과다번식은 결국 개구리 떼의 죽음으로 이어졌고, 개구리 시체에 파리가 들끓게 된다.
동물을 물어뜯는 참파리의 대량 번식은 결국 가축과 사람의 죽음으로 이어지고, 하늘을 가린 화산재는 공중에서 물방울 형태로 응집되면서 우박이 돼 땅으로 쏟아졌다. 땅에 떨어진 우박이 땅을 습지로 만들면서 습한 곳에 알을 낳는 메뚜기떼가 출현하게 된다. 특히 화산재에 포함된 독성 물질은 사람들에게 뼈와 관련된 질환을 유발했다.
이처럼 학자들이 풍성한 역사 속 예시를 들어가며 10개의 재앙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내용을 들어보면 영화보다 흥미진진하고 배울 점이 많다. 본편인 영화보다 부록이 더 가치 있는 DVD타이틀이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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