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인가 미국 뉴스위크는 “대학 졸업장을 가진 30세 여성들이 배우자를 만날 가능성은 20%에 불과하다. 40세를 넘기면 결혼확률은 테러리스트에게 살해될 가능성보다 낮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반론도 있었지만 10년 전쯤엔 나 스스로도 “많이 배운 여자는 결혼하기 힘든다”는 말을 많이 들었으니 일면 맞는 얘기이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 현실은 너무나 다르다. 오히려 고등교육을 받은 여성일수록 결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성공한 중ㆍ장년 남편들은 아내가 전업주부이기보다 전문직 종사자이기를 원하고 있다고 한다. 아내의 일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남편의 소득이 많아진다는 연구결과까지 나오고 있다.
일하는 남편과 전업주부라는 전형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맞벌이 가운데서도 부부 모두 사회적 영향력을 지닌 사람들끼리 결혼하는 ‘파워 커플’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영화배우 마이클 더글라스와 캐서린 제타존스 부부도 그렇고, 영국의 에드 볼스 아동ㆍ학교ㆍ가정부장관 부부도 그렇다. 예전에는 성공한 남편이 아내를 집안의 왕비로 모셔두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남녀간의 연봉 격차가 줄어들고 직장 내 차별이 적어지면서 기혼 여성의 사회 활동이 늘어난 데 따른 현상이다.
점점 더 능력 있는 여자가 대접 받는 세상이 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여성이 남편에게 돈을 주고 이혼하는 사례도 심심찮게 생겨나고 있다. 타이타닉으로 유명한 케이트 윈슬렛은 남편에게 위자료를 9억원이나 주고 이혼했다.
여성의 경제적 자신감이 더 이상 불행한 결혼을 견디지 않겠다는 결심을 돕는 것이다. 통계청 발표를 보면, 우리나라의 2003년 이혼ㆍ별거 제의자 가운데 부인의 비율(66.7%)이 남편(30.6%)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연령별로는 29세 이하 계층과 50세 이상 연령층에서, 학력은 높을수록, 결혼 기간은 짧을수록 부인의 이혼ㆍ별거 제의율이 높게 나타났다.
불행한 결혼 생활이 수명을 짧게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는 것을 보면 여성의 경제력은 어떤 면에서 여성의 수명도 길게 해주는 셈이다. 이제 여성들도 전통적인 ‘착하고 순진함’보다는 경제력을 바탕으로 ‘자신감과 지혜’를 무기로 갖춰가는 현실이 느껴진다.
한정 대우증권 압구정지점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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