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현이 형한테 필요한 건 첫째도 둘째도 자신감이죠.”
모래판에서 한 명은 ‘테크노 골리앗’이었고 또 한 명은 ‘원조 골리앗’으로 불렸다. 218cm의 최홍만(27)과 그보다 1cm 작은 김영현(31)이 K-1이라는 이종격투기 무대에 다시 마주쳤을 때 과거 민속씨름에서의 명승부를 다시 보여줄 수 있을까. 27일 서울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가진 K-1월드그랑프리 개막전 서울 대회 기자회견장에 나란히 모습을 드러낸 둘의 모습에서 ‘왕년의 라이벌’다운 팽팽한 긴장감이 되살아 났다.
최홍만과 김영현이 국내에서 열리는 최대의 이종격투기 무대에 동반 출격한다. K-1의 한국지사인 FEG코리아는 27일 기자회견을 갖고 “최홍만과 김영현이 9월29일 서울 올림픽 제1체육관에서 열리는 K-1월드그랑프리 2007 서울 대회 출전이 확정됐다. 최홍만은 마이티 모(34ㆍ미국)와 복수전을 갖고 김영현의 대진 상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홍만의 상대로 결정된 마이티 모는 지난 3월 최홍만에게 충격의 KO패를 안겨준 장본인. 하지만 최홍만은 “당시는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았고 연습도 거의 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다르다”며 필승을 다짐했다.
최홍만은 이종격투기 무대에 데뷔하는 김영현에게 조심스럽게 덕담도 건넸다. ‘데뷔전을 갖는 김영현이 준비해야 할 건 무엇인가’란 질문에 “나이도 어린 내가 충고하기는 좀 어렵지만 이왕 K-1에 왔으면 좋은 경기를 해주길 바란다”면서 “자신감으로 승부하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첫째도 둘째도 자신감 뿐이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영현은 “최홍만이 K-1에 먼저 와서 잘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나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 뿐이다”고 짤막히 답했다.
최홍만과 김영현은 씨름선수 시절 라이벌이었던 점을 의식한 듯 이날 기자회견 행사에서 악수를 건네거나 따로 만나 이야기를 나누지도 않는 등 다소 딱딱한 분위기를 보여줬다. 지난 2004년 9월 추석장사대회에서 맞대결을 벌인 지 3년 만의 공식적인 재회였다. 이들의 맞대결 가능성에 대해 K-1의 타니가와 총괄 프로듀서는 “김영현의 활약 여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홍만은 머릿 속 종양과 관련한 건강이상설에 대해 “미국에서 검진을 받은 결과 경기하는 데 지장이 없다고 들었다”고 일축했다.
김기범 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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