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들이 직원들의 부패 단속에 나섰다. 부패 구조가 만연한 중국 기업환경에서 다른 업체들과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고유지책의 일환이다.
27일 중국 언론들에 따르면 대표적인 다국적 유통 회사 중의 하나인 까르푸는 구매 비리가 기승을 부리자 베이징(北京) 시내 까르푸 매장 육류 구매 담당 등을 맡고 있는 직원 10명과 매장 물품 납품 업체 관계자 12명을 6월 말 중국 공안 당국에 수사 의뢰했다. 까르푸는 베이징 이외의 지방 매장 직원 비리도 강도 높게 조사하고 있어 추가 파장이 예상된다.
중국 언론들은 “까르푸는 구매 업무를 각 매장에서 지역 본부로 옮기는 과정에서 상당한 비리를 적발해 수사 의뢰라는 강도 높은 처방을 내리고 있다”며 “이는 날로 경쟁이 격화하는 유통시장에서 라이벌 업체인 월마트 등과 겨루기 위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 사건은 중국 내 다국적 기업에서 만연하는 부패상을 반영하고 있다. 다국적 기업인 지멘스도 지난주 비리에 연루된 직원 20명을 해고했다고 밝혔다.
2005년 발표된 한 자료에 따르면 1995~2005년 밝혀진 기업 비리ㆍ부패 사건 50만 건 중 64%가 다국적 기업에서 진행됐을 정도로 다국적 기업 내 부패가 심각하다. 이는 다국적 기업 내 중간 관리자들이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비리를 저지르는 관행이 널리 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전문 인터넷 사이트인 금융계(金融界)는 최근 “선진적 경영 기법과 깨끗한 경영을 앞세웠던 중국 내 다국적 기업을 존경하는 사회적 풍토는 사라졌다”고 꼬집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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