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인 정상영(71) KCC 명예회장은 요즘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 내년 창립 50주년을 맞는 KCC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육성중인 실리콘 사업의 핵심 기지인 충남 서산의 대죽 실리콘 공장 완공이 9월초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정 회장이 오랜 기간 품어온'실리콘 야망'이 하나씩 가시화돼가고 있는 것이다.
정 회장이 종합 건축ㆍ산업자재 전문기업인 KCC를 실리콘기업으로 탈바꿈 시키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다름아닌 '돌에서 뽑아낸 석유'로 각광 받는 최첨단 소재 '실리콘'에 대한 정 회장의 남다른 애착과 무한한 향후 활용 가능성 때문이다.
정 회장은 실리콘은 앞으로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최고 자원으로, 우리나라와 같이 자원이 부족한 국가가 과감히 투자해야 할 차세대 핵심 소재 산업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정 회장은 27일"2012년까지 실리콘 사업에 1조원을 투자해 KCC가 세계 4대 실리콘 기업으로 거듭나게 하는 게 사업의 마지막 승부수"이라며 "투자자금 마련을 위해 불필요한 것들은 처분해 집중과 선택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래와 탄소를 반응시켜 금속실리콘을 만들고, 여기에 다시 염화메탄을 반응시켜 만들어지는 실리콘은 우주항공 산업에서 태양전지 반도체 자동차 건축 의료제약 화장품 가정용품에 이르기까지 약 4,000여 품목에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그는 "KCC가 2003년 실리콘 생산에 뛰어들어 우수한 제품을 국내에 공급해 연간 3,00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얻고 있다"면서 "동남아시아와 중국은 물론 세계 다른 지역으로도 수출량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2012년에는 연간 7억 달러 정도의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 수출 효자상품으로 국가 경제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현재 추세대로라면 2014년에는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실리콘 사업부문에서 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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