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35ㆍ여) 씨의 학력 위조 의혹을 제기했던 장윤 스님이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과 만난 직후 돌연 한갑수 전 광주비엔날레 재단 이사장에게 신씨의 광주비엔날레 예술총감독 유임을 부탁한 것으로 확인돼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한 전 이사장은 27일 기자와 만나 “신씨의 학력 위조 의혹을 처음 제기했던 장윤 스님이 7월8일 전화를 걸어와 ‘학위가 가짜라고 해서 비엔날레 총감독을 맡는데 크게 문제되는 것은 아니지 않냐. 전시 기획 능력만 뛰어나면 시켜도 되지 않냐’고 수차례 말했다”며 “어이가 없어서 ‘학위까지 속인 인격 파탄자를 총감독으로 선임할 수 없다’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고 말했다.
장윤 스님은 한 전 이사장에게 이 같은 신씨 유임 청탁성 발언을 한 날,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변 실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져 있어 변 실장과의 만남과 장윤 스님의 태도 변화 사이의 상관관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 전 이사장은 이보다 이틀 전인 6일 재단이사로부터 “문화관광부 고위 인사가 신씨가 가짜라고 한다”는 보고를 받고 장윤 스님에게 전화를 했으며, 당시 장윤 스님은 “2월에 이 문제를 제기했다가 5월에 이사직에서 해임됐다”며 불만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한 전 이사장은 “장윤 스님과의 첫 통화에서 신씨의 학력 위조에 대해 들었다고 지목한 서울대 미대 윤모 교수에게 전화를 걸어 신씨의 학력 위조를 확인한 뒤 바로 오영교 동국대 총장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오 총장이 ‘안그대로 그 문제로 학교가 발칵 뒤집혔다’고 말했다”며 “이후 신씨가 제출한 성적증명서에 대한 확인을 예일대에 요청해 11일 신씨 학력이 허위라는 최종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오 총장은 이날 “6월 중순께 신씨의 박사 학위가 허위라는 제보를 받고 내사를 진행하던 중 6월25일 신씨가 사표를 제출했으나 수리하지도 반려하지도 않고 보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오 총장은 7월2일 한진수 부총장과 영배 이사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신씨의 학위는 문제 없다”고 말한데 대해 “당시에는 부총장에게 신씨 내사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신씨의 학력 위조 혐의를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은 신씨 임용에 문제를 제기했던 동국대 오모, 정모 교수를 최근 소환해 참고인 조사를 했다고 밝혔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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