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A경찰서 소속 이모(51) 경위는 마약사범에 관한 정보를 얻는 대가로 히로뽕 상습 투약 사범인 김모씨의 투약을 묵인해줬다. 또 2004년 12월부터 2005년 4월까지 6차례에 걸쳐 김씨로부터 현금 360만원을 받았다.
이 경위는 김씨의 동료 정모씨가 2005년 5월 마약 투약 혐의로 기소되자 ‘정씨의 도움으로 마약사범을 잡은 적이 있다’는 가짜 사실조회 확인서를 법원에 제출하고 김씨에게서 100만원을 받기도 했다.
이 경위는 또 평소 가깝게 지내던 노래방 업주 C(여)씨가 ‘하우스 도박장’을 여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계좌 통장과 도장을 넘겨줘 C씨가 도박 참가자들로부터 높은 이자를 받고 도박자금으로 활용하도록 방조했다. 실제 C씨는 경남 일대 도박판을 돌며 이 경위의 계좌를 통해 도박꾼들에게 3,000만원까지 대출해 주며 돈놀이를 하다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김영란 대법관)는 이처럼 마약 투약자로부터 뇌물을 받고 법원에 위조된 사실조회서를 제출하는가 하면 도박을 방조한 혐의(뇌물수수 및 허위 공문서 작성 등)로 기소된 이 경위에게 징역 8월 및 벌금 500만원, 추징금 46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씨가 마약 투약자에게 받은 돈은 개인적 친분에서 주고받는 의례적인 돈이거나 사회에서 용인되는 사교적인 돈이라고 볼 수 없다”며 “노래방 업자에게 통장과 도장을 준 뒤 도박자금 대여에 쓴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회수하지 않은 것은 도박 방조라고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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