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학력자에게 취업 장벽은 여전히 높고 경제ㆍ사회적 대우 또한 열악하다. 사회 일각에서 ‘학력 파괴’ 바람이 불고 저학력자들의 ‘성공 신화’가 화제가 되곤 하지만 우리나라는 ‘학벌 공화국’인 게 엄연한 현실이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고졸 실업률은 4.1%로 전체 실업률(3.5%)과 대졸 실업률(3.4%)보다 현저히 높았다. 실업자도 평균 42만명으로 전체 실업자(82만 7,000명)의 절반을 웃돈다. 대졸 실업자(27만2,000명)에 비하면 1.55배나 많다.
임금은 어떨까. 노동부의 2005년 임금구조기본통계에 따르면 고졸 임금을 100으로 볼 때 대졸 이상 학력자는 154.9를 기록했다. 대졸 임금이 고졸보다 1.5배 이상 많은 셈이다. 전문대에 비해서도 4년제 대학 졸업자의 임금 수준이 훨씬 많다.
2006년 정규직 취업을 기준으로 한 교육인적자원부 발표를 보면 고졸의 월 평균 급여(상여금 제외)는 161만8,091원, 전문대졸은 167만5,027원으로 엇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4년제 대학 졸업자는 250만5,661원으로 고졸에 비해 약 90만원이나 많이 받는다.
이 같은 ‘고졸 냉대’ 현상은 ‘학력 인플레이션’과도 무관치 않다. 지난해 한국 사회의 대학 진학률은 무려 82%에 달했다. 대부분의 일자리도 전문대 이상 고학력자들에게 돌아간다.
‘학벌없는 사회’ 하재근 사무처장은 “학력으로 사람의 능력을 판단하는 경향이 워낙 뿌리깊고 대졸자도 늘어나다 보니 고졸 학력자는 설 땅이 좁은 게 현실”이라며 “실업계고에 대한 지원 강화, 입사원서 학력란 철폐 운동 확산 등을 통해 대학 서열체제를 조금씩 완화해 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정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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