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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시장 인도를 잡아라

입력
2007.08.27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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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중공업 공장들이 인도로 몰려가고 있다. 자동차, 철강에 이어 조선소까지 인도에 닻을 내릴 채비를 하고 있다. 한국의 중공업 업체들이 중국에 이어 인도 정벌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26일 업계에 따르면 STX조선은 최근 인도 조선 및 건설업체들과 합작으로 15억 달러 규모의 조선소 건립을 추진 중이다. 국내 조선업체로는 첫 인도 진출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STX조선이 인도 L&T사를 비롯해 이자르, 샤푸지 팔론지, 바하르티 쉽야드 등 현지 조선ㆍ건설업체들과 제휴해 조선소 건립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STX조선은 총 15억 달러를 투자해 인도 동부와 서부해안에 각각 1개의 조선소를 설립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후보지로는 동부해안의 카키나다와 에노르, 서부해안의 문드라와 피파브가 거론되고 있다. STX조선은 여기서 20만 DWT급의 배를 건조, 현지 수요는 물론 유럽 등 선진국시장도 노린다는 전략이다.

자동차와 철강업체는 이미 인도에서 깃발을 날리고 있다. 특히 11월 인도 제2공장 준공을 앞두고 있는 현대자동차는 인도 공략의 선봉 역할을 맡고 있다. 기존 제1 공장을 포함해 연간 6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함으로써 현재차의 인도 시장 공략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에선 포스코가 인도 진출에 가장 적극적이다. 포스코는 지난달 인도 최대 국영 철강사 새일(SAIL)과 포괄적 협력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또 2010년 준공 예정인 인도의 일관제철소 건립과 관련, 제철소 부지에 대한 환경인허가 승인을 받은 데 이어 조만간 제철소 부지 내 국유지의 용도변경 승인도 나올 것으로 예상돼 올해 말까지 제철소 전체부지 확보가 가능할 전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중공업 업체들의 잇따른 인도 진출에 대해 “인도 시장의 성장 잠재력 뿐만 아니라 한국 업체들을 무섭게 추격하고 있는 중국 업체들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중국 외에는 해외시장 진출을 계획하지 않았던 STX조선이 인도 진출을 추진 중인 것도 현지 업체들의 러브콜과 함께 인도 조선업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현재 인도 조선산업의 규모는 37억5,000만 달러에 불과하지만, 연 평균 30% 이상씩 고속 성장하고 있다. 특히 철강·원자재 산업의 발전에 따라 조선업에 대한 선진국의 관심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인도 조선업계의 전체 수주량 223척 중 46%가 해외에서 수주한 것이다. 인도 현지 선박 주문량은 향후 10년간 매년 30%씩 성장해 2020년까지 2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가 인도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나선 이유도 현지 시장의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인도의 올해 자동차 예상 수요는 110만 대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2020년엔 연간 600만대로 5배 이상 커질 전망이다.

포스코의 인도 진출에는 ‘중국 견제’라는 노림수가 숨겨져 있다. 세계의 공장이라는 중국이 철강산업을 바탕으로 국내 철강업체들을 바짝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2000~2006년 세계 조강생산 증가분의 70% 이상을 점유했다. 중국의 조강생산은 1995년 9,536만톤에서 지난해 4억2,207톤으로 10여년 동안 4배 이상 늘었다. 어찌 보면 포스코의 인도 진출은 시장 확대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인 셈이다.

물론 국내 기업들의 인도 시장 진출에는 많은 난제들이 기다리고 있다. 우선 세계시장에서 현대차, 포스코 등과 경쟁하고 있는 타타 등 인도 기업들이 일본 업체들과 적극 제휴에 나서고 있다. 타타는 한국 기업들의 인도 진출에 맞서 일본 NYK사와 협력해 인도 오리사 지역에 조선소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노려 인도 진출이 러시를 이루고 있지만, 중국과 일본 기업들도 적극적이어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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