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를 차지 하라’ ‘2순위표를 잡아라’
대통합민주신당의 예비경선(컷오프)을 열흘 앞둔 24일 선두권과 군소 후보들간의 득표전략이 확연히 갈리고 있다.
선두 주자들에게 이번 예비경선은 단순한 예선이 아니다. 내달 5일 결정될 순위가 본선 경쟁력의 가늠자로 대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따라서 이들은 26일 마감하는 국민선거인단 등록에 조직력을 총동원하고 다른 진영과의 합종연횡 득실을 저울질하며 1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리등록과 경선 룰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는 것도 그래서다.
반면 군소 후보들은 10여명의 후보 중 4, 5명이 탈락할 예비경선 통과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래야 본 경선에서 지역 순회를 통해 역전을 노려 볼 수 있는데다 자칫 등외로 밀릴 경우 정치역정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때문에 이들은 선두권과의 연대가 당락을 좌우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2순위표’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1위를 자신하고 있다. 조직력은 정동영 후보에 다소 밀리지만, 범 여권 후보 중 지지도에서 줄곧 선두였음을 강조한다. 경력과 선명성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대적할 유일카드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호소할 방침이다. 손 후보 측은 “본선 경쟁력을 고려한다면 당원들도 열린우리당의 실패에서 자유롭고 보수를 아우를 수 있는 손 후보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동영 전 우리당 의장측은 겉으론 2위를 해도 그만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내심으론 본 경선 승리를 위해 손 후보를 제쳐야 한다는 생각이다. 상대적으로 우세한 조직력을 풀가동하고, 남북화해 무드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정 전 의장측은 “개성공단의 주역이자 민주화세력의 대표로서 보수적인 이명박 후보와 차별화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인 점을 부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찬 전 총리는 민주개혁세력의 적통성을 강조하며 영ㆍ호남, 충청권에서 고른 득표를 할 수 있는 ‘전국후보’이미지를 심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손ㆍ정 후보를 누르기 위해선 한명숙ㆍ유시민 등 친노(親盧) 후보들과의 협력이 절실하다.
선거인단의 1인 2표제를 이용한 다른 진영과의 연대는 각 후보의 고민거리다. 후보들이 친노ㆍ비노 진영으로 나뉘고, 같은 진영 속에서도 엇갈린 이해로 아직은 뚜렷한 연대향배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한편 당 최고위원회가 이날 예비경선 참여 후보 9명 가운데 본경선 진출자 5명을 선출키로 의견을 모으고 최종 결정권을 가진 국민경선관리위원회에 이를 제안했지만 국경위가 수용을 유보하는 바람에 논의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국경위는 이날 오후 늦게까지 회의를 열어 본경선 진출자 인원을 놓고 격론을 벌였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25일 오전 다시 회의를 열어 결론을 내기로 했다.
권혁범 기자 hbkw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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