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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 이하 청소년 월드컵/ 늦시동 한국, 토고는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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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 이하 청소년 월드컵/ 늦시동 한국, 토고는 깼다

입력
2007.08.25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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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의 축구 꿈나무들이 나란히 승리를 챙기며 미래의 희망을 합창했다. 남측은 희망의 승전보가 터졌고, 북한 축구도 세계 무대에서 통하는 힘을 보여줬다.

박경훈 감독이 이끄는 17세 이하 청소년대표팀이 무서운 뒷심과 저력을 발휘하며 안방에서 열린 축구 큰 잔치에서 자존심을 세웠다. 한국은 24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청소년월드컵(U-17) A조 리그 최종전에서 설재문과 윤빛가람의 릴레이골로 토고에 2-1 짜릿한 역전승을 기록, 1승2패로 조 3위를 확정했다. 페루는 코스타리카를 1-0으로 꺾고 2승1무(승점 7)을 기록,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코스타리카는 1승1무1패(승점 4)로 조 2위.

승점 3을 확보한 한국은 향후 조별리그 결과에 따라 각 조 3위 중 상위 4개 팀에 주어지는 와일드카드를 받고 16강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한국에 앞서 B조 최종전을 벌인 북한 청소년팀은 뉴질랜드를 1-0으로 물리치고 1승1무1패(승점4)로 잉글랜드 브라질에 이어 조 3위에 올라 와일드카드 획득이 유력하게 됐다.

앞선 2경기에서 무득점으로 연패를 당하며 침체에 빠진 청소년팀은 정신 무장부터 다르게 했다. 감독 이하 선수단 전원이 머리를 짧게 자르고 임한 청소년팀은 무조건 이겨야 하는 토고를 맞아 초반부터 파상 공세를 펼쳤다. 단조로웠던 공격 패턴은 보다 정교해졌고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의욕이 넘쳤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미소 짓지 않는 듯했다. 전반 20분 토고의 랄라웰레 아타코라에게 환상적인 오른발 발리슛을 허용하며 0-1로 끌려갔다. 열심히 뛴 청소년팀 선수들은 또 다시 고개를 떨구며 3연패 탈락의 악몽을 떠올려야 했다.

그러나 1,2차전보다 정신력을 가다듬은 청소년팀은 가장 중요한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전반 종료 직전 공격수 주성환이 문전에서 연결한 패스를 설재문이 오른발슛으로 연결해 천금 같은 동점골을 만들었다.

후반 들어 어린 꿈나무들의 기세는 더욱 살아났다. 좌우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는 활발한 공격으로 토고를 몰아붙인 한국은 후반 25분 토고의 아야오가 레드 카드를 받고 퇴장당하면서 역전의 찬스를 잡았다. 그리고는 거짓말처럼 결승골이 나왔다. 17세 이하 청소년팀의 ‘간판스타’인 윤빛가람이 후반 35분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그대로 슛, 토고의 골망을 갈랐다. 지난 해 독일월드컵 토고전에서 1명 퇴장 당한 뒤 승부를 뒤집은 ‘형님’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듯 했다.

자신감을 얻은 한국은 이후 공세의 고삐를 더했으나 추가골은 터지지 않았다. 울산종합운동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마지막 경기에서 좋은 경기력을 선보인 선수단에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냈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귀중한 승리를 얻은 한국은 남은 4개조의 리그 최종전 결과에 따라 와일드카드를 받고 16강에 오를 수 있을지가 결정된다.

울산=김기범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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