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털사가 인수합병(M&A) 시장의 '백조'로 부상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수익성 악화 때문에 '미운 오리'로 전락했던 캐피털사들이 최근 은행과 대기업의 잇따른 러브 콜 공세를 받고 있다. 은행은 자본시장통합법을 앞두고 종합금융회사로 발돋움하기 위해, 대기업은 기존사업의 상승효과를 위해 캐피털사 인수전에 나서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한미캐피탈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지분 52.55%)와 막판 인수협상을 조율 중이다. 한미캐피탈은 6월 말 현재 자산 8,700억원의 중견 여신금융회사로 수입차리스 시장 점유율이 20%에 이른다. 우리금융의 한미캐피탈 인수는 사각지대 공략과 틈새 메우기 전략의 일환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캐피털사가 금융지주사 우산(포트폴리오) 안에 없어 시너지를 내고 종합금융회사로 발전하려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병원 회장이 취임 직후 "소비자금융 공략에 관심이 있다"고 말한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농협도 MBK파트너스와 협상을 벌이며 한때 한미캐피탈 인수에 눈독을 들여왔다. 한국저축은행은 지난달 SLS캐피탈을 인수했다. 현재 은행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곳은 우리캐피탈과 CNH캐피탈, 한국캐피탈 등이다.
대기업의 캐피털사 M&A는 더 공격적이다. 우리금융과 스타리스 인수전에서 맞붙은 효성그룹은 높은 가격(3,023억원)을 제시해 스타리스의 새 주인이 됐다. 앞서 M&A의 포문을 연 두산그룹은 지난해 10월 연합캐피탈(현 두산캐피탈)을 인수했다.
M&A 성사로 효성은 오토리스 영업망을 통해 수입차 판매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했고, 두산은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에서 만든 중장비를 리스나 할부금융 방식으로 팔 수 있게 됐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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