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가 곧 명상이라는 걸 깨달았거든. 요즘은 노래가 치료이자 위안이라는 생각이 들어.”
‘바보처럼 살았군요’ 등의 히트곡을 낸 가수이자 광고음악 전문 작곡가로도 유명한 김도향(62)은 “1990년대에 연예계 활동보다 명상음악에 본격적으로 매달린 것도, 지금 활발히 대중 앞에 서는 것도 그저 자연스러운 선택일 뿐”이라며 27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복귀하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10월 12일 유니버설 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리는 뮤지컬 <햄릿> 에서 오필리어의 아버지 폴로니우스 역을 연기한다. 2000년 체코 프라하에서 초연된 동명 록오페라의 라이선스 공연으로 신성록, 신효범, 송용태 등이 공연한다. 햄릿>
김도향은 1980년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에서 유다 역을 맡았으니, 27년 만에 다시 뮤지컬 무대를 선택한 셈이다. 지저스>
“광고음악을 만드느라 바쁘기도 했지만, 그때 처음 뮤지컬을 해 보고 정말 엉터리라는 생각이 들었거든. 무선 마이크조차 쓸 수 없을 정도로 인프라가 형편없었지. 지금처럼 뮤지컬이 엔터테인먼트의 핵심으로 자리잡게 되리라곤 상상도 못했다니까.”
그는 요즘 생애 최고의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뮤지컬 뿐 아니라 MBC TV 드라마 <아현동 마님> 에도 출연 중이다. 몇 달 전엔 인터넷 미니홈피도 열었다. 덕분에 젊은 팬도 늘었다. 아현동>
“내가 활동을 열심히 할수록 사람들에게 희망을 준다는 걸 깨달았거든. 은퇴한 장년층은 ‘당신 때문에 살맛이 난다’고 하고, 젊은 가수들은 이 나이에 활동하는 나를 보면서 그네들의 미래의 모습으로 삼을 것이고. 무엇보다 뮤지컬 배우들의 캐스팅 폭을 넓히는 데 한몫하지 않겠나?”
김도향은 “건강과 도에 관심이 많은 인물로 내가 등장하는 TV 드라마의 경우, 젊은 시청자를 염두에 두고 사는 게 무엇인지 알리고 싶어 출연한다”고 말했다. “이 나이에 연기 연습을 따로 한다면 거짓말일 테고. 매일 새벽 1시부터 3시 30분까지 한강 둔치를 10km씩 달리는 게 노력이라면 노력이지,”
“음악이 훌륭하고 캐스팅도 좋다”며 <햄릿> 자랑에 열을 올린 그는 “뮤지컬 무대에 선다고 했더니 벌써부터 차기작을 함께 하자는 제안이 물밀 듯 밀려온다”고 했다. 그가 뮤지컬 음악에도 손대볼 만하다 싶었다. 햄릿>
“인간이 내는 소리라고 보기 어려운 희한한 감탄사로만 연기하는 독특한 뮤지컬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지. 무엇이든 이 나이에 도전하려면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해야 할 것 아닌가.“
뮤지컬 이야기를 하다가 뜬금없이 “조만간 ‘웨이크업닷컴’이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어 사이버 명상센터를 열 생각”이라고 강조하는 그를 보니 ‘도인’이라는 세간의 평가가 무척 어울리는 듯했다.
“글쎄, 난 그렇게 생각해본 적 없어. 집사람한테 매일 잔소리나 듣는 평범한 사람인 걸. 다만 뭐든 자연스러운 게 좋다고는 생각해. 사람들이 뭘 자꾸 인위적으로 해결하려 하니 사회 이곳저곳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닌가.”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사진=박서강기자 pindropp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