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예비경선(컷오프)에서 1위 다툼을 하고 있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캠프 표정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손 지사 측은 2개월 전 범여권에 합류할 때의 당당한 기세와 달리 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예비경선을 압도적이 1위로 통과해야 하는 '잘해야 본전 게임'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정 전 의장 측은 "화려한 부활도 가능하다"며 고무돼 있다.
지지율 정체, 호남 지지율의 역전, 당초 예상에 못 미친 386의원 영입 등 3중고를 겪고 있는 손 전 지사 측에선 "정 전 의장이 범 여권 대선 흥행을 위한 불쏘시개로 손 전 지사를 영입했는데 이러다 정말 불쏘시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는 정 전 의장 측이 민주당 시절 이후 4차례 전국 단위 선거로 단련된 조직력을 바탕으로 당원 표를 다수 확보하고 있는 현재 상황과 무관치 않다.
정 전 의장 캠프 관계자는 "예비경선은 선거인단 1만명과 일반국민 2,400명에 대한 여론조사를 50%씩 반영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일반인 여론조사에서 손 전 지사가 승리하더라도 민주신당 지지자와 무당파로 제한하는 선거인단에서는 우리가 해 볼 만하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22일 문화일보 여론조사에서도 일반 국민 대상의 조사에서는 격차가 17.3% 포인트였지만 민주신당 지지층 대상에선 6.6% 포인트 차이에 불과했다. 이른바 민심(民心) 대 당심(黨心)으로 상징됐던 제2의 이명박ㆍ박근혜 대결인 것이다.
그러나 정 전 의장 측의 희망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아직 미지수다. 손 전 지사가 여전히 여론조사에서 큰 차이로 우위를 점하고 있고, 정 전 의장의 지지율 정체도 오랫동안 고착화했기 때문이다.
또 손 전 지사 측도 나름대로 조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손 전 지사 캠프가 22일 선거대책본부를 인선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캠프 대변인인 우상호 의원은 "정장선 김영주 이원영 의원이 캠프에 새로 합류했다"면서 "추가로 더 합류할 의원들이 있지만 개인 사정을 들어 단계적으로 합류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다"고 말했다.
선대본부 부본부장은 김부겸 의원이 맡기로 했으며 비서실장과 기획조정실장은 각각 김동철 조정식 의원으로 정해졌다. 동교동계 출신인 설훈 전 의원은 상황실장을 맡았다.
손 전 지사 측은 특히 조직총괄 본부장은 김근태계인 이호웅 전 의원이 맡기면서 조직을 둘로 나눠 1본부장은 신학용 의원, 2본부장은 친노 출신 조경태 의원에게 맡겨 심기일전에 나섰다. 또 송영길, 김우남, 안민석, 강성종 의원 등 5명 안팎의 의원도 조만간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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