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사에서 최고(最古)의 역사를 자랑하는 대림산업은 해외건설에서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빠지지 않는 전통 강자다.
1966년 2월 베트남전 당시 미 해군 시설처(OICC)가 발주한 88만 달러의 항만공사를 수주하면서 국내기업으로서는 처음 베트남 진출에 성공했다.1973년 11월 사우디에 지점을 설치하고 아람코사가 발주한 정유공장 보일러 설치공사(6만 달러)를 수주해 국내 최초로 중동 진출에도 성공했다. 동아건설(1974년)과 현대건설(1975년)보다 한발 앞선 행보였다.
대림산업은 오일달러로 개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중동에서 국내 건설사 중 플랜트부문 최고 실적을 달성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이란 아살루예 지역에 건설한 사우스파 가스플랜트 건설공사다.
대림산업은 세계 최대 규모의 가스플랜트 산업단지가 들어설 이곳에서 2003년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일본업체와 공동으로 약 13억 달러 규모의 사우스파 6,7,8공구 건설공사를 수행했다.
특히 최근 정유ㆍ석유화학 플랜트 부문에서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주를 가속화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현재 사우디 알주베일에서 수행하는 이븐자르 유틸리티 프로젝트(2억8,000만달러)와 2010년 준공 이후에는 세계 최대규모(연산 26만톤)의 생산설비를 갖추게 되는 사우디 카얀사의 폴리카보네이트 프로젝트(10억달러 내외)를 수주했다.
또 올해 2월 이란에서 3억 달러 규모의 LNG(액화천연가스) 저장탱크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필리핀(총 8,000만 달러 규모의 BTX 프로젝트)과 쿠웨이트(2억6,000만불 원유이송시설 설치공사)에서 잇달아 수주에 성공하는 등 해외에서 총 22억 달러 규모에 이르는 실적을 올리며, 2007년 해외사업 수주 목표인 6,500억원 대비 3.5배 이상을 달성했다.
이란에서는 카룬댐 건설공사(1994~2001년)로 토목공사의 강자로 이름을 날렸다. 카룬댐은 국내 최대 댐인 소양강댐의 10배 크기로 전력용량 200만KW를 생산하는 이란 최대의 댐이다.
대림산업은 공사입찰 당시 독일 업체가 최저 입찰자로 선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발주처인 이란 수전력개발공사로부터 높은 시공기술 능력을 인정 받아 최종 시공자로 선정됐다. 해외주택건설 부문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공공주택공사로 해외건설의 역사를 새로 썼다.
1982년부터 1985년까지 사우디 사막 한가운데 신도시를 만든 이 프로젝트는 빌라형 주택 1,258개 동을 짓는 공공임대주택 건설공사로, 총 공사비 4억8,000만 달러에 개발면적도 동탄신도시 크기인 160만평(528만㎡)에 이른다.
대림산업은 향후 기존의 주력 시장인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를 중심으로 인근 중동 국가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동남아시아 시장 및 중앙아시아 진출을 위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해외사업에서 양적인 수주보다는 비교우위에 있는 플랜트부문에 집중해 수익성 있는 사업만 선별적으로 수주할 것”이라며 향후 계획을 밝혔다.
손재언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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