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로 예정된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을 위한 레이스가 점화됐다. 이번 원내대표의 경우 임기는 짧지만 대선을 목전에 둔 정기국회를 책임져야 한다는 점, 내년 총선의 공천과정에도 참여할 수 있는 요직이라는 면에서 막중한 자리다.
관전 포인트는 이명박 후보 대 박근혜 전 대표간의 대결 구도가 원내 대표 선거에서도 재현되느냐다.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3선의 안상수 의원은 22일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인 재선의 이한구 의원과 함께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안 의원은 출마선언문에서 “한나라당 원내대표로서 경선 후유증 최소화를 통한 압도적인 대선승리, 18대 국회 과반수 의석확보, 국민에게 비전을 주는 수권정당의 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친이 인사로 분류된다. 친이로 분류되는 남경필, 안택수, 권철현 의원도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다.
친박 쪽에서도 후보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맹형규 의원이 출마 여부를 고심하고 있고, 이규택 의원은 금명간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이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선공간에서 범 여권과 싸우려면 과거 투쟁 경험이 많은 내가 적임자”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원내대표 경선이 ‘이 대 박’의 싸움이 될 경우 경선 패배 상처를 다시 건드리는 꼴이 돼서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 우려하는 것도 이 대목이다. 원내대표 경선이 ‘이-박’ 대립구도로 설 경우 양측은 부득이 총력전을 펼 수 밖에 없다. 이 후보측이나, 박 전 대표측이나 원내대표 경선에서 지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 당 관계자는 “며칠 전까지 대선 후보 경선에서 치열하게 맞붙었던 양측의 후유증이 채 가시지도 않은 상황에서 다시 세 대결을 벌이는 모양새가 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때문에 적절한 중재를 거쳐 한명을 추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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