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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개발원 35주년… 고형일 원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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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개발원 35주년… 고형일 원장 인터뷰

입력
2007.08.23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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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교육 분야의 ‘싱크탱크’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이달로 개원 35주년을 맞았다. 1972년 개원 당시 초중학교 교육을 체계화하는데 한정됐던 기능은 이후 눈부시게 확대돼 현재 각급 학교에서 시행 중인 새로운 교수법에 관한 아이디어를 제공했고, 교육방송(EBS)을 통한 원격교육이 결실을 맺도록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고형일(53) 원장은 “산업사회의 틀에 안주해 있는 교육제도를 지식기반 사회에 적합하도록 바꾸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낙후된 교육 여건과 낡은 관행들을 개선하지 않는 한 교육의 국가경쟁력 확보는 어렵다는 뜻이다.

사교육 전문가로 통하는 그는 특히 “공공적 성격의 사교육 기회를 늘려야 사교육 열풍을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사대 출신으로 전남대 교수인 고 원장은 2005년 10월 부임했다.

- 우리 교육이 당면한 가장 큰 현안은 무엇인가.

“단기적으로는 명문대 진학 경쟁과 이에 따른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이다. 학생들이나 학부모나 이를 위해 너무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입하고 있다. 공교육이 위축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연간 10만 명 이상의 학생들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교육제도 전반과 운영 방식을 새롭게 짜야 한다. 오랜 시간과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더라도 당국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

- 2008학년도 대입 전형이 여전히 화두다. 내신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나.

“대학은 고교간 학력 차이를 기계적으로 반영해서는 안된다. 대학이 전형 과정에서 학생 개개인의 상황과 관련지어 창의적으로 해석하고 평가하도록 하는 제도적 틀이 마련돼야 한다. 이런 점에서 정책 수단으로서의 입학사정관제 도입은 반드시 필요하다. 각 대학의 입학사정관들이 단순 성적 외에 다양한 전형 자료들을 개발해 새로운 선발 방식을 구축하면 된다.”

- 사교육 해결 방안은 없나

“사교육은 기본적으로 공교육에서 즉각적으로 대응하거나 수행하기 어려운 부분을 보완적으로 수행하는 형태로 이루어져야 옳다. 이런 측면에서 방과 후 학교나 특별활동 등 공공적 성격의 사교육 프로그램이 확대돼야 한다. 이럴 경우 과도한 사교육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어려운 환경의 학생들도 맘껏 능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교육의 형평성 문제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 국책연구기관으로서 한국교육개발원의 정체성은 어디서 찾아야 하나.

“KEDI는 전적으로 국가 예산으로 운영되는 기관이다. 따라서 큰 틀에서는 국가의 운영 기조, 정책 방향과 호흡을 맞춰야 한다. 그러나 구체적인 교육정책의 방향이나 과제에 대해서는 연구자의 전문적이고도 자율적인 판단을 가장 우선시하고 있다. 연구 결과가 정부 정책으로 채택되는 것은 100% 정부 의지에 달려 있지만, 연구원들은 한국 교육의 전향적인 변화를 위한 제언을 일관되게 제시해 왔다. 앞으로도 이런 기조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

- 참여정부의 교육정책을 점수로 매긴다면.

“국책 연구기관이 정부 교육정책을 점수화 한다는 것 자체가 어렵다. 다만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은 언급할 수 있다. 교육복지 투자 우선지역 지원사업과 성인 저학력자를 위한 지원 확대 등 다양한 차원에서 교육기회를 새롭게 창출한 부분은 후한 점수를 줄 만 하다. 그러나 참여정부 내내 공교육 정상화를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은 아쉽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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