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중진 의원에게 선거대책위원장 자리를 타진해봤다. 다들 마음 속으로는 지지 후보가 있을 텐데 자기는 중립이라고 하더라. 한나라당처럼 분열 기류가 강해질까 신중한 것 같기도 하고. 예비경선이 끝나면 마음이 바뀌겠지.”(A후보 캠프 관계자)
“널리 인재를 구하고는 있지만 마땅한 사람이 없어 고민이다. 친노(親盧) 성향이 강해도 안되고, 그렇다고 반노(反盧)로 비춰져도 안 된다. 지역도 고려해야 하고 과거 경력도 따져봐야 하는데 딱 맞아떨어지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더라.”(B후보 캠프 관계자)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레이스에 불이 붙었지만, 주자들 캠프는 선대위원장 인선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선대위원장은 캠프의 얼굴로 대선주자의 정책과 성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자리다. 하지만 대부분 캠프는 마땅한 인물을 구하지 못해 본경선까지 선대위원장 자리를 비워두어야 할 것같다. 캠프별 영입대상이 겹치는 상황까지 벌어져 ‘범 여권 초유의 인재난’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22일 선거대책본부를 공식 발족했지만 선대위원장격인 본부장 자리는 공석이었다. 일단 재선의 김부겸 의원이 선대위 부본부장을 맡기로 했지만 속내는 괴롭다. 그 동안 민주신당 중진급인 문희상 김진표 유인태 의원을 선대본부장으로 영입하기 위해 공을 들였지만, 모두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전 지사측은 “예비경선에서 1위를 차지하고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도 예비경선 이후 선대위원장을 결정하기로 했다. 정 전 의장측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정통성을 잇는 중량급 인사 중 선대위원장을 모실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전 의장의 취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영남 출신 이수성 전 총리가 1순위로 물망에 올라 있다. 정대철 전 의원, 김한길 전 중도통합민주당 대표도 거론된다. 일부에서는 고건 전 총리나 이만섭 전 국회의장 등에게 선대위원장 자리를 제안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의견도 나온다.
이해찬 전 총리는 정치권, 전직 장관, 재야 출신 3인 공동 선대위원장 체제를 구상하고 있다. 재야 운동권 출신으로 5선 의원에 참여정부에서 총리까지 지낸 이 전 총리의 장점을 부각시키기 위해서다. 재야 출신 선대위원장으로는 1980년대 민통련에서 이 전 총리와 민주화운동을 함께 했던 이창복 전 의원이 거론된다. 전직 장관 몫 선대위원장에는 진대제 전 정통부 장관이 거론됐으나 본인이 고사했다는 후문이다.
유시민 의원은 강혜숙 김태년 이광철 의원이 정치인 몫의 공동선대본부장을 맡고, 외부 명망가 출신 선대위원장은 추후 상황을 보면서 영입키로 했다. 대신 광고홍보, 전산, 여론조사전문가 출신 자발적 지지자를 중심으로 팀을 만들어 경선에 대비하고 있다.
추미애 전 의원은 염동연 의원이 선대본부장을 맡았다. 염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전국 단위 지지조직인 연청 사무총장과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 조직특보를 맡았던 조직통이다. 신기남 의원은 원외인 신동근 전 우리당 중앙위원을 선대본부장으로 체제를 정비했다.
한명숙 전 총리측은 “중량감 있는 정치인을 선대위원장으로 모시기 위해 알아보고 있다”고 했고, 천정배 의원측은 “안정감 있고 지지층에 호소력이 있는 인물을 기준으로 본부장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