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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외유 면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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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외유 면죄부

입력
2007.08.22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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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유와 출장의 차이는 무엇인가. 상식적으로 볼 때 외유는 단순한 외국여행이지만 출장은 목적과 취지가 공무에 한정된 여행을 말한다. 하지만 지난 5월 남미를 방문한 서울 구청장들에 대한 감사결과를 보면 그러한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

서울시는 “남미 방문팀들이 공공기관 방문보다는 관광지 탐방일이 많고, 연수와 상관없는 수행원을 대동했으며, 국외방문 규정을 위반했다”고 지적하면서도 “외유성 해외연수로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 이유는 문화관광진흥정책 등의 연수는 종합행정을 담당하는 구청장이 향후 구정업무를 수행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한 술 더 떠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외유에 대한 판단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객관적 기준을 마련하기 어렵다”고까지 말했다.

이를 지켜보는 많은 사람들은 이번 감사결과가 외유 구청장들에게 면죄부를 주면서 앞으로 어떠한 외유도 합리화할 수 있는 근거를 남겼다고 지적하고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구청장들의 남미일정은 상당부분이 이과수 폭포, 안데스 산맥, 마추픽추 등 세계적인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이었다. 서울시 논리대로라면 공무원들이 당초 일정에 없어도 도박도시 라스베이거스를 둘러보거나 호화유람선을 타는 것도 견문과 시야를 넓혀 행정을 펴는데 유익하다고 볼 수 있지 않은가.

물론 해외에 나갈 기회가 많지 않은 공무원들이라면 공무상 출장이더라도 하나라도 더 보고 체험하는 게 마땅하다. 하지만 배(공무)보다 배꼽(관광)이 커서야 어찌 정상적인 출장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매년 거듭되는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의 외유논란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이번 기회에 해외출장 기준을 명확히 하고 그 결과물에 대한 감사도 엄격히 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세밀히 만들어야 한다.

사회부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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